지식경제부는 최근 경유값이 급등하자 '유로-4' 기준 이상에 맞춰 생산되는 경유차에 대해 환경개선부담금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신중한 입장이어서 환경개선부담금 폐지를 놓고 진통이 예상돼 결과가 주목된다.
9일 지경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지경부는 '유로-4' 기준으로 생산된 경유차와 내년 9월 이후 출시될 예정인 '유로-5' 기준의 경유차에 부과되는 환경개선비용부담금을 폐지해달라고 환경부에 요청했다.
유로-4, 5 기준은 유럽연합(EU)에서 정한 자동차 배기물질 규격으로, 유로 4는 분진 25㎎/㎞, 질소산화물 0.25g/㎞, 일산화탄소 0.3g/㎞ 이하, 유로 5는 분진 5㎎/㎞, 질소산화물 0.2g/㎞ 이하 등을 충족해야 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유로-4 기준으로 생산되는 경유차는 과거 경유차에 비해 배출가스가 크게 줄어 환경개선부담금이 불합리한 측면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환경부와 실무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경유차에 대해 환경개선부담금이 부과되기 시작한 1994년과 달리 경유차의 배출가스 허용기준이 강화됐고 배출가스 저감기술의 발전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감소한 만큼 환경개선부담금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내년 9월부터 출시하는 경유차(경차, 소형승용차)는 배출가스 허용기준이 한층 강화된 유로-5 수준에 맞춰 출시된다는 점에서 지경부는 환경개선부담금 폐지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환경개선비용부담법령 개정으로 유로-4 배출가스 허용기준에 맞춰 제작된 3년 미만의 차량에 대해 50%를 감면했고, 저공해차량 기준을 충족시켜야 폐지를 검토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경유차에 대한 환경개선부담금은 배기량을 기준으로 차령을 감안해 지역별로 차등 산정하며 서울의 4년 미만 2500cc 경유차는 연간 13만원 정도 부과된다.
현재 유로-4 기준을 충족한 경유차는 베르나와 클릭, 아반떼, 프라이드, 쎄라토, 로체, 투싼, 베라크루즈, 스포티지, 카렌스, 윈스톰, 싼타페, 쏘렌토, 로디우스, 렉스턴 등이다.
한편 지경부는 지난 4월에도 연비 1등급 차량에 대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50% 깎아준다고 발표했다가 국토해양부의 반대로 무산됐고 지난달에는 연비 1등급 차량에 대해 경차처럼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등록세 등을 면제해주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관계 부처의 이견으로 흐지부지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