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개월 선행 기준 코스피의 주당순이익(EPS)이 연초 대비 10%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EPS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12개월 선행 기준 코스피 EPS는 올해 및 내년 실적 전망치를 일정 비율대로 반영해 계산한 수치다. 통상 국내 증시 흐름을 점칠 수 있는 주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하향 조정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둔화와 이익모멘텀 부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하단은 1950포인트로 전망하는데 아직 변동성 구간”이라며 “또 국내 이익전망치에 대한 비관적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오히려 현재 너무 낮은 EPS 때문에 내년 초 증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꺾이고 있다. 특히 이번 달 몰려있는 주요 글로벌 이벤트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화웨이 최고경영자(CFO) 체포로 확산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브렉시트 등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치는 굵직한 일정들이 남아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12개월 선행 코스피 EPS 추정치 하향은 대외 불확실성이 큰 탓”이라며 “내년 1분기가 되어야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조정 폭과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추가 하향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말 랠리와 별개로 증시 낙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수급 흐름을 점검해 보면 매도 압력은 한결 완화됐는데, 그간 과하게 매도했던 섹터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무역 분쟁에 상처가 깊었던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코스피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미중 무역분쟁이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글로벌 교역량 감소와 같은 실물지표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미중 무역 대화가 진전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남아 있기 때문에 연말랠리는 아직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