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외국기업에 자국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중국제조 2025를 대체할 계획이라고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를 포함한 정부 자문기구가 중국제조 2025를 대체하는 새 정책 초안을 준비하고 있다. 새 정책은 기존 중국제조 2025에서 제시됐던 중국기업의 시장점유율 목표를 낮추고 외국기업의 더 많은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제조 2025는 반도체와 통신장비, 로봇, 항공우주 등 10개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기술 자급자족을 달성해 제조업 최강국으로 거듭 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이에 핵심 부품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0년 40%, 2025년은 70%까지 높이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WSJ는 미·중 무역협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내년 초 새 정책이 기존 ‘중국제조 2025’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가 자국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외국 기업에 기술 이전 강요 등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근본 원인으로 중국제조 2025를 둘러싼 대립이 꼽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중국제조 2025는 미국에 모욕적”이라며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 보도에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일제히 올랐다. 다우지수가 0.64%, S&P500지수가 0.54%, 나스닥지수는 0.95% 각각 상승했다.
새 정책이 미국의 불만을 완전히 해소할 가능성은 낮다고 WSJ는 지적했다. 시진핑 등 중국 지도자들은 경제에 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데 익숙하다. 많은 정부 관료와 국영기업이 ‘큰 정부’를 통해 이익을 얻는 가운데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관리들도 중국의 정책 변화가 실질적이라기보다는 꾸미는 것에 가깝다고 볼 것이다.
그럼에도 새 정책이 도입되면 외국 기업들은 이를 환영하면서 트럼프 정부에 무역 전쟁을 끝내라고 촉구할 전망이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중국 전문가는 “중국이 기술 부문 육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에서 벗어나 생산 프로세스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