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 첫날…VR체험존·컬링존까지 '가성비 갑'

입력 2018-12-22 10:39 수정 2019-01-0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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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식에는 많은 시민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들뜬 시민들로 스케이트장 온도는 한껏 달아올랐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식에는 많은 시민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들뜬 시민들로 스케이트장 온도는 한껏 달아올랐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완전 가성비 '갑'인데요?"

며칠 전 놀이공원 내 아이스링크장에 다녀온 대학생 김모(20) 씨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입장료에 화들짝 놀랐다. 입장료와 대화료가 모두 1000원이라는 말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롯데월드 내 아이스링크 입장권과 대화료는 1만 원 대, 그랜드하얏트서울 아이스링크장 입장권과 대화료는 4만 원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날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식 이벤트로 1000원도 내지 않고, 여자친구와 '무료'로 스케이트를 즐겼다.

21일 오후 5시, 스케이트를 타기 위해 몰려온 시민들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스케이트장 안에 마련된 스크린에서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서울을 누리다, 겨울을 누비다' 영상이 상영됐다. 홍보 영상이 끝난 뒤에는 개장식 축하를 위해 장애인 스케이트를 탄 뇌성마비 시민이 입장했고, 개장식을 구경하던 시민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공중퍼포먼스 그룹 '날다' 팀이 하늘에서 등장하자 사람들은 누구 할 것 없이 동시에 '오~'하는 탄성을 내뱉었고, 그들이 점프를 할 때마다 다들 긴장한 듯 침을 삼켰다. (나경연 기자 contest@)
▲공중퍼포먼스 그룹 '날다' 팀이 하늘에서 등장하자 사람들은 누구 할 것 없이 동시에 '오~'하는 탄성을 내뱉었고, 그들이 점프를 할 때마다 다들 긴장한 듯 침을 삼켰다. (나경연 기자 contest@)

"대박, 저 사람들 떨어지면 어떡하지?"

시민들의 눈길을 끈 것은 개장 세레머니로 펼쳐진 다양한 공연들이었다. 특히 공중 퍼포먼스그룹 '날다' 팀이 하늘에서 등장하자 사람들은 누구할 것 없이 동시에 '오~'하는 환호성을 내뱉었다. 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은 무섭다고 칭얼거렸고, 시민들은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느라 정신없는 모습이었다. 와이어를 단 '날다' 팀원들의 몸이 공중으로 떠오를 때마다 사람들은 다 같이 숨을 죽이며 긴장했다.

이날 남자친구와 스케이트장에 방문한 한모(24) 씨는 "스케이트를 타러 왔는데 이런 공연을 보게 돼서 굉장히 '득템'한 기분"이라면서 크게 웃었다. 그는 "개장식은 오후 5시인데 스케이트는 7시부터 탈 수 있다고 해서 그냥 가려고 했지만, 공연들을 보다보면 시간이 금방 갈 것 같아 기다리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한 씨처럼 개장식 시간을 스케이트장 오픈 시간으로 알고 온 시민들도 간간이 보였다. 스케이트는 오후 7시부터 탈 수 있다는 말에 발걸음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부분 시민은 집에 돌아가는 것 대신, 스케이트장 안에 마련된 북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매점 안에서 판매하는 떡볶이와 오뎅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황지영 선수의 공연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모두 핸드폰을 꺼내 동영상을 촬영하기 바빴다. (나경연 기자 contest@)
▲황지영 선수의 공연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모두 핸드폰을 꺼내 동영상을 촬영하기 바빴다. (나경연 기자 contest@)

피겨스케이팅 축하 공연은 시민들의 흥을 계속 돋웠다. 흰옷을 입고 등장한 황지영 선수의 피켜스케이팅은 시민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뒤이어 공연을 펼친 스케이팅 퍼포먼스팀 '팀블레싱'은 산타를 연상케 하는 붉은 옷을 입고 등장했다.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피겨스케이팅 공연인 만큼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공연 영상을 촬영하기 바빴다. 일부 시민은 영상통화를 통해 지인에게 실시간으로 공연을 중계했다.

▲중국에서 교환학생을 온 노철(21) 씨는 야외 스케이트장이 신기한듯 연신 들뜬 모습이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중국에서 교환학생을 온 노철(21) 씨는 야외 스케이트장이 신기한듯 연신 들뜬 모습이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이날 스케이트장을 방문한 중국인 유학생들 역시 들뜬 모습이었다.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노철(21) 씨는 "난징지역에는 스케이트장이 전혀 없어서 스케이트장을 가본 적이 없다"면서 "중국 북부지역에 드물게 있긴 하지만, 실내에만 있고 야외에는 없어서 서울광장 야외 스케이트장이 너무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노철 씨처럼 자국에 스케이트장이 흔치 않은 국가에서 온 관광객들이 유독 많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더운 국가에서는 스케이트를 타기가 어려워 서울에 올 때부터 야외 스케이트장에 오려고 계획을 세워놨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는 롯데월드 스케이트장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뒀는데, 오늘 운이 좋게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무료로 방문하게 됐다"라며 즐거워했다.

▲스케이트화를 빌리려는 줄은 광장 밖 횡단보도까지 길게 늘어져, 아이돌 콘서트장의 모습을 방불케 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스케이트화를 빌리려는 줄은 광장 밖 횡단보도까지 길게 늘어져, 아이돌 콘서트장의 모습을 방불케 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오후 6시 50분이 되자 스케이트화를 빌리려는 줄이 급속도로 늘어났고, 현장 스텝들은 사람들을 안내하느라 정신 없는 모습이었다. 광장 바깥 횡단보도까지 길게 늘어선 줄은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스케이트화를 빌린 사람들은 바로 옆에 마련된 스케이트 착화장에서 사물함에 짐을 맡긴 뒤, 신발을 갈아신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착화장 안에 마련된 전신 거울을 보면서 스케이트화를 착용한 모습을 살피느라 분주했다.

10분 뒤, '삐익~'하는 힘찬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스케이트장으로 입장했다. 알록달록 헬멧을 쓴 시민들은 넘어지면서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엄마들은 스케이트장 밖에서 "지민아~ 엄마 봐봐"라고 외치며 자녀들의 사진을 찍어줬고, 학생들은 미리 가져온 셀카봉으로 인증샷 남기기에 돌입했다. 커플들은 서로를 끌어주다가 일부러 손을 놓치는 등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알파인스키와 봅슬레이를 즐길 수 있는 VR체험존과 컬링존은 연신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으나, 개장식 당일에는 이용이 불가하다는 말에 시민들은 아쉬운 표정을 보였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알파인스키와 봅슬레이를 즐길 수 있는 VR체험존과 컬링존은 연신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으나, 개장식 당일에는 이용이 불가하다는 말에 시민들은 아쉬운 표정을 보였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스케이트장 안에는 컬링체험존과 알파인스키와 봅슬레이를 즐길 수 있는 VR체험존이 마련돼 있었지만, 이날은 사용이 불가능했다. 시민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컬링장 얼음 주변을 살피고 있던 한 스텝은 "컬링장과 VR체험존 모두 내일부터 이용할 수 있다"면서 "오늘은 모든 스텝 인력이 야외에 배치돼 실내에 배치할 인력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옆에는 특별 사진전도 진행되고 있었다. '시대와 추억을 담은 작은 사진전' 콘셉트로 과거 스케이트장의 모습부터 2017년 아이스하키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선수들, 평창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패럴림픽 선수들 사진까지 다양한 사진이 전시됐다.

'제로페이' 역시 이날은 사용할 수 없었다. 개장식 이벤트로 모든 이용객이 무료로 입장했기 때문이다. 제로페이를 이용한 입장료 결제는 22일부터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김모(15·왼쪽) 양은 내년에도 또 방문할 것이라면서, 개장식 공연이 너무 즐거웠다고 해맑게 웃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김모(15·왼쪽) 양은 내년에도 또 방문할 것이라면서, 개장식 공연이 너무 즐거웠다고 해맑게 웃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했기 때문에 올해에도 당연히 개장할 거라고 생각해서 왔어요."

창덕여자중학교에 다니는 김모(15) 양은 개장식에 어떻게 알고 왔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미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많은 시민의 머릿속에 '겨울에 꼭 가야 하는 곳'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내년, 내후년에도 겨울이 되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곳 중 하나가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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