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21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0.79% 내린 2516.25에 거래를 마치면서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중국증시는 올해 전 세계 증시 중 최악의 성적을 냈다. 상하이지수는 올 들어 이날까지 약 24% 하락했다. 선전성분성지수는 30% 넘게 빠졌다.
다른 주요국 증시도 전반적으로 약세였지만 중국처럼 하락폭이 크지는 않았다. 올 들어 지금까지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약 6%,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225지수는 9%,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는 16.6%를 각각 잃었다.
칭화대의 저우닝 금융학 교수는 중국증시에 대해 “반등할 기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투자 심리는 회복되지 않고 있고, 새로운 동력도 없다”며 “내년 시장에 대해서도 낙관할 수 없다”고 비관했다.
중국 본토증시는 개인 투자자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률 등 경제 지표에 반드시 좌우되지 않는다. 다만 정부 정책에 매우 민감한 시스템이어서 정부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약속을 미루거나 할 경우 회의론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
중국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지는 내년 상반기에 달렸다. 중국은 무역 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내년 초 합의를 위해 협상 중이고, 3월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중요한 정책 발표가 있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9일 개혁·개방 40주년 기념 연설에서 다소 도전적인 입장을 내보인 후 미중 간 무역 협상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제시하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강세가 중국 위안화 가치를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이하로 떨어지면 관세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는 있지만 투자 심리에도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세계 주요국 증시가 휘청거리지만 인도증시는 오히려 상승세를 유지하는 등 돋보이는 성적을 내고 있다.
인도증시 벤치마크인 뭄바이증시 센섹스 지수는 지난 8월 말 3만9000대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가을 일어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올해 상승률이 5%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인도증시 시가총액이 2조800억 달러(약 2340조 원)로, 1조9700억 달러의 독일을 제치고 세계 7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인도는 6위 프랑스(2조2300억 달러)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미국이 27조700억 달러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5조4600억 달러)과 일본(5조4100억 달러)이 나란히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면서 내수를 바탕으로 강한 경제성장세를 보이는 것이 현지 증시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라고 풀이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비중은 11%로, 독일의 38%에 비해 크게 낮다. 인도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7.1%로, 6%대에 그친 중국을 넘어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