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만 해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희망적인 분위기가 있었으나 여름을 지나 각종 악재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더욱 심화했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7일 기준 전 세계 주요국 증시 시가총액은 약 68조9000억 달러(약 7경7000조 원)로, 지난해 말보다 12조3000억 달러 줄어들었다.
블룸버그는 91개 세계 주요 주가지수 중 80개가 올해 동반 하락했으며 플러스를 기록한 지수는 11개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10% 이상 떨어진 주가지수는 절반이 넘는 43개에 달했으며 그중에서 20% 이상 하락한 주가지수도 7개에 달했다.
미국 시총은 약 26조6400억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0% 감소했다. 금액상으로는 3조 달러의 시총이 사라졌다.
중국증시는 올해 사상 최악의 성적을 보였다. 시총은 지난해 말보다 2조4000억 달러 급감했는데 이는 블룸버그가 해당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 올해 하락폭은 약 25%에 달했다. 상하이지수보다 부진한 주가지수는 두바이 금융시장일반지수와 그리스 아테네증시(ASE) 일반지수밖에 없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그 결과 중국증시는 시총 기준 세계 2위 자리를 일본에 내주게 됐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의 올해 일일 평균 거래량은 3680억 위안(약 537억 달러)으로 2014년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8일 거래량은 2391억 위안으로, 정점인 2015년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2위인 일본증시도 올해 시총이 전년보다 15%나 감소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올해 12% 떨어지면서 7년 만에 하락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 아베노믹스 효력이 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증시는 전 세계 시총 순위가 작년의 12위에서 11위로 올랐지만 작년보다 규모는 약 21% 줄어들어 빛이 바랬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올해 17% 이상 하락해 91개 지수 중 13번째로 성적이 안 좋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말 실시한 감세 효과가 약해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올 가을부터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 전쟁,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국채 금리가 가을 급등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전 세계 시장에 확산시켰다. 연말에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중지)이 불거지면서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이밖에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국제유가 급락 등 악재가 줄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