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성동조선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최종적으로 투자자 3곳이 참여했다. 그중 한 곳은 통영·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두고 있는 지역기업, 또 다른 한 곳은 성동조선에 기자재를 공급해온 중견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두 기업을 견실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삼일회계법인은 투자자들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현재 본입찰 접수 투자자들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조선의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창원지방법원 제1파산부(재판장 김창권 판사)는 이달 중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양해각서(MOU)를 맺고 내년 2월 중에 본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로써 성동조선은 작년 10월 예비입찰 단계에서부터 매각이 무산된 지 3개월 만에 첫발을 뗀 셈이다. 업계에서는 성동조선이 분리매각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성동조선은 조선소 부지 전체를 하나로 묶어 매각을 진행했다. 하지만 성동조선의 핵심 부지인 2야드와 나머지 야드의 성격과 가치가 판이해, 이를 한 번에 매매하는 데 원매자들이 주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해 성동조선은 이번 매각에서 분할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성동조선의 ‘2차 M&A 공고’에 따르면 매각대상 자산을 일괄매각과 분할매각으로 나누고, 분할매각을 1야드, 3야드 잔여부지, 그밖에 투자유치로 나눠 인수대상을 선별토록 했다.
또한 조선 경기 회복 분위기도 한몫했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은 작년 1~8월 중 756만5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수주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이자, 1년 전과 비교하면 101.3%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최대 주주(81.25%)인 수은이 성동조선 대출채권을 상각하기로 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수은은 1조4000억 원 규모의 성동조선 대출채권을 상각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성동조선의 대출채권을 회수하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원매자로선 큰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