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경제가 거의 30년 만의 최악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미국 제조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10년간 두 배로 늘었다. 2017년은 1300억 달러(약 145조 원)에 달했다. 중국의 수요 확대를 배경으로 불도저에서부터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미국 대부분의 기업이 중국 사업 확대에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결과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 침체가 선명해지면서 미국 기업의 투자액은 잠재적 채무로 전락하고 있다. 온세미컨덕터의 키이스 잭슨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중국 사업은 예년보다 약하다”며 “계절을 감안해도 약하다”고 토로했다.
특수화학품 제조업체 HB풀러는 중국 수요 침체로 인해 2018년 순익이 1000만 달러 감소했고, 올해는 2000만 달러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풀러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은 13%의 비율을 차지한다. 제임스 오웬스 CEO는 “중국에서의 둔화는 예상하고 있었다”며 “ 실제로는 예상보다 참혹했다”고 말했다.
도료·화학품 대기업 PPG인더스트리즈는 중국에서 만드는 자동차 코팅제 매출이 작년 4분기에 15% 줄었다고 발표했다.
중국 경제 둔화는 소규모 미국 기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시카고에 있는 호윈리더는 고급 가죽의 약 40%를 중국 등 고급 신발과 가방 제조업체에 수출하고 있는데, 작년은 매출이 약 10% 줄었다고 한다. 스킵 호윈 사장은 “수요 둔화로 생산을 줄였다.”며 “조정 시기가 오고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매출 대부분을 미국 내에서 거두는 기업들은 여전히 호황이다. 일리노이 주의 부품업체 아틀라스툴웍스는 작년 수주가 약 15% 증가했다. 미 국방부의 방위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방산업체 노스롭그루먼과 보잉도 부품 수주가 늘었다.
하지만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의 경기 둔화 여파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이들 기업의 호조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2월 제조업 지수는 시장 예상보다 크게 낮았다.
보트를 제조하는 코렉트크래프트의 빌 이어긴 CEO는 “요즘 경기 침체 시 계획에 대해 생각하느라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