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장중 1115원을 하향돌파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주말사이 미국 셧다운(연방정부 폐쇄)이 잠정 해소되면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수급적으로도 월말과 설날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집중됐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매수에 나선 것도 원·달러 하락에 힘을 보탰다. 반면 하단인 1115원선에서는 공기업과 수입업체 결제수요가 탄탄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1115원이 하단임을 확인시켜준 하루였다고 평가했다. 하향돌파 시도 가능성이 있지만 많이 가야 1110원으로 봤다. 박스권 인식이 여전한 가운데 수출업체 물량이 얼마나 나올지도 관심사라고 전했다.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미중간 고위급 협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전개 상황 등을 지켜보며 주초반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1118.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119.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후반엔 1114.8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7일 장중 보인 1114.0원 이후 한달20일만에 가장 낮았다. 장중 변동폭은 4.2원이었다.
재정환율인 100엔당 원화환율은 1.37원 오른 1022.36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에는 7.96원이나 하락하며 4일(15.11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었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7.0/1117.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1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장 분위기를 따라 장초반 원·달러는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만 1115원 하단 인식은 공고했던 듯 싶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와 설날을 앞둔 수출업체 네고가 꾸준했지만, 1115원에선 공기업과 수입업체 결제수요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115원 레인지 하단에 대한 인식이 공고하다. 하향돌파해도 1110원 밑으로 가긴 힘들어 보인다. 수급주체들도 1110원 하향돌파에 대한 기대가 없어 보인다”며 “셧다운에 대한 실마리가 보이나 원·달러는 레인지 인식이 강하다. 월말과 설날을 앞두고 수출업체들이 지켜볼지 매도를 이어갈지는 지켜볼 변수”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셧다운 리스크가 잠정적으로 해소됐고, 정부도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리스크온 모드를 연출했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계속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장막판 1115원을 하향돌파하지 못한 것은 역시 결제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주 1115원 하향돌파를 시도할 것 같긴 하나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월말이라 해도 1110원대 중반은 부담스런 수준이다. FOMC와 미중간 고위급 협상, 브렉시트 뉴스 등을 대기하며 주초반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22엔(0.20%) 떨어진 109.31엔을, 유로·달러는 0.0004달러(0.04%) 하락한 1.1407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18위안(0.02%) 내린 6.7501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0.43포인트(0.02%) 내린 2177.30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549억5900만원어치를 매수해 사흘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올들어 나흘만 제외하고 지속해 순매수세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