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문화를 저해하는 세법상 기부금 지원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부금 세액공제 전환으로 기부 규모가 줄어들고 있고 공익법인에 대한 규제 강화로 설립ㆍ운영이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기부 활성화를 위한 세법상 지원제도 검토’ 보고서를 통해 “기부 활성화에 역행하는 세법개정이 계속적으로 이뤄졌다”며 “실제 기부 규모 및 공익법인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기부금 소득공제가 2013년 말 세액공제 전환되면서 기부금 지출비중이 높은 고소득층의 세부담이 크게 증가하게 되면서 개인 기부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익법인에 대한 주식 출연ㆍ취득 제한 규정도 선의의 주식기부자가 일정비율 이상의 지분 출연을 한 경우 공익법인이 과세된다는 점에서 불합리하다고 언급했다.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상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또한 세법상 많은 규제를 받고 있는 공익법인에게 역차별일 수 있으며 이는 공익법인의 활동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증가하고 있던 기부금이 최근 세법 개정으로 인해 감소세를 나타내는 만큼 정부가 세제지원을 확대해 기부의 활성화 및 정착화를 유도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기부문화를 저해할 수 있는 현행 기부금 세액공제방식은 검토가 필요하며, 개인이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의 세부담 효과에 대해서 사례(연소득이 다른 개인 기부자가 100만원을 기부한 경우)를 통해 비교한 결과, 고소득층일수록 소득공제가 유리하며 1200만 원 이하 저소득층은 세액공제가 유리한 상황이다.
임 부연구위원은 “현행 세법은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으므로 기부금 지원세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부금 세액공제를 다시 소득공제 방식으로 회귀함에 따른 정책 신뢰성의 훼손을 감안한다면 소득공제제도와 세액공제제도를 병행하여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기부금 실증분석에서도 조세감면의 효과가 클수록 기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기부금에 따른 절세혜택을 높이기 위해서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세액공제를 선택하게 하고 고소득층은 소득공제를 선택하게 한다면 기부 활성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경연은 공익법인 주식 출연ㆍ취득 제한 규정은 공익법인의 주식취득에 대한 세법상 제재에서 벗어나 지출 및 관리 측면에서 조세회피 여부 등을 따져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의 대기업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규정은 재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임 부연구위원은 “공익법인의 주식취득 한도를 미국처럼 의결권제한 조건 없이 20%로 확대하고, 사후관리요건으로 매년 공익법인 재산의 5% 이상, 재산의 운용수익 50% 이상을 공익사업에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법상 규제가 계속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거래법상 규제마저 강화된다면 공익법인 설립ㆍ운영이 힘들어질 것이고, 기부금 및 공익법인이 감소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기업집단 공익법인의 활동 축소는 필수불가결한 공익사업의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