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전력이 연료비 상승, 원전 가동률 하락에 따른 전력구입비 증가 등으로 2000억 원이 넘은 영업손실(영업이익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에서 이자비용 등을 뺀 당기순이익이 1조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올해 한전의 배당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이 22일 발표한 '2018년도 경영 실적(연결기준)'을 보면 한전의 1~4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08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조9532억 원)보다 5조1612억 원이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조1508억 원으로 전년(1조4414억 원)대비 2조5900억 원 감소했다.
4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각각 7885억 원, 719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한전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여름철 전력 판매량 증가로 전기판매수익이 전년보다 2조2000억 원 늘었지만 국제 연료가격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발전자회사 연료비 증가(3조6000억 원↑), 민간발전사부터의 전력구입비 증가(4조 원↑), 신규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4000억 원↑) 등의 영업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중 민간발전사부터의 전력구입비가 전년보다 23.0%나 늘었는데 격납건물 철판부식, 콘크리트 공극 등에 대한 원전 정비로 원전이용률이 하락하면서 이를 대신해 발전 단가가 높은 민간 LNG 발전을 통해 전력을 구매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원전이용률은 65.9%로 전년보다 5.3%포인트(P) 줄었다.
이처럼 원전 이용률 하락이 한전의 실적 감소로 이어지면서 이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박형덕 한전 부사장은 "지난해 원전 이용률 하락이 실적 감소 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그 비중은 18%에 불과해 탈원전 정책 연관 짓는 것 무리가 있다"면서 "오히려 탄소배출권 구입, RPS(신재에너지 의무할당제) 보전, 발전연료 개별소비세 인상 등 정책비용(6조 원)이 늘어난 것이 실적 감소 요인의 82%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영업손실액과 당기순손실액이 1조 원 가까이 차이가 난 것에 대해서는 설비투자, 부족자금 조달 등을 위한 차입금(61조 원)이 늘면서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이 많아진 것이 당기순손실 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전의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됨에 따라 올해 주주들에 대한 배당이 어려울 전망이다. 한전의 최대주주는 정부로 전체 지분 가운데 51.1%(산업은행 지분 31% 포함)를 보유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공기업 배당정책은 적자가 나면 배당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배당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전은 내년 경영 전망에 대해 작년 4분기 이후 국제연료가격 하향 안전 추세와 원전 가동상황 정상화에 따른 원전이용률 상승이 한전의 영업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