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은 27일(현지시간) 정부안이 부결되면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와 연기 방안 등을 투표로 처리한다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3단계 투표 계획을 승인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전날 오는 3월 12일까지 정부와 EU의 새 합의안을 하원에 올린 뒤 이것이 부결되면 13일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해 투표하고 이것마저 통과되지 않으면 14일 브렉시트 연기 방안을 표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동안 브렉시트 연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메이 총리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의회도 이를 인정하면서 2016년 국민투표 이후 2년 8개월에 걸친 브렉시트 논의는 3월 중순에 큰 전환점에 서게 됐다.
메이 총리는 전날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는 단 한 차례만 가능하며 기간도 6월 말을 넘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 하원은 의회와 EU가 브렉시트 연기를 인정하면 현재 3월 29일로 정해진 EU 탈퇴 날짜를 새롭게 잡아서 법정화할 것을 제안했다.
최대 야당 노동당이 제안한 EU 관세동맹에 영구 잔류한다는 방안은 반대 다수로 부결됐다. 이에 노동당은 25일 발표한 브렉시트 제2국민투표 실시에 더욱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브렉시트 연기가 옵션에 포함됐지만 메이 총리는 다음 달 12일까지 최대 현안인 아일랜드 국경 문제 해결을 놓고 EU와 협의를 계속할 방침이다. 그는 이날 하원에서 “노 딜 브렉시트를 방지할 유일한 길은 정부와 EU의 합의안에 찬성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브렉시트 연기에는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 또 불과 3개월의 추가 연기로 난제인 국경 문제를 해결할지도 미지수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확실한 전망이 없는 한 브렉시트 연기를 받아들이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영국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