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낙하산 인사' 파문 장기화

입력 2008-07-04 13:43 수정 2008-07-0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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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감사 5일째 출근 무산...별도 사무실 마련

기업은행의 '낙하산 감사' 파문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업은행 노조의 출근저지로 출근이 무산된 이후 5일째 파행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출근길이 막힌 김 감사는 지난 1일부터 인근의 은행회관 10층에 위치한 은행연합회 임원실 내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 일단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은행 감사 선임에 있어 노조가 이처럼 출근저지까지 하고 나선 것은 그동안 유례가 없었던 일이다. 이는 신임 김준호 감사에 대한 자격논란을 앞서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임원에 대해 무리하게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기업은행 임직원의 신망이 두터웠던 전임 윤종훈 감사가 임기를 절반이나 남겨두고 물러나자 이에 대한 반감이 표면화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사권자인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기습적인 인사를 단행했고, 신임 감사가 전형적인 'MB 낙하산'으로 알려지면서 노조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노조측은 김 감사가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부산고 동창이자 한나라당 유재한 정책실장의 매형이라는 점에서 'MB 낙하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현 정부가 금융공기업 임원들을 숙청하듯 강제 퇴임시키더니 기습적으로 '낙하산 인사'로 단행했다"며 "이번 인사는 기업은행뿐만 아니라 여러 자회사까지 자행될 낙하산 인사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인사권자인 금융위가 인사추천위원회가 가동하고 복수의 후보를 검증했는지도 의문스럽다"며 "금융위가 인사를 철회하거나 김 감사가 자진사퇴할 때까지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감사는 "박 수석과 부산고 동창인 것은 사실이나 수석으로 임명된 이후에는 한번도 사적으로 만난 적도 없다"며 청와대 내정설에 대해 발끈했다.

그는 이어 "금융전문가로서 현재 금융권 감사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자진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당당히 밝혔다. 김 감사는 현재 은행회관 내 임시사무실에서 업무를 지속 노조측과의 대화를 계속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김 감사와 노조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업은행의 '낙하산 인사' 파문은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기업은행 김준호 신임 감사가 을지로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하자 기업은행 노조원들이 출근을 저지하며 막아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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