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은 14일(현지시간) 지난 2월 국내 휴대폰 출하가 전년 동월 대비 19.9% 줄어든 1451만1000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4G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전년보다 20.2% 급감한 1398만4000대에 그쳤다. 4G는 전체 휴대폰의 96.4%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에 애플과 샤오미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미국 CNBC방송은 분석했다.
중국에서 2월은 일반적으로 일주일의 긴 춘제(설날) 연휴가 있고 신제품이 주로 하순에 공개되기 때문에 스마트폰 판매가 약하다. 그러나 올해 2월은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춘제(설날) 변수를 제거한 1~2월 휴대폰 출하도 전년보다 15.1% 감소한 4855만9000대를 나타냈다.
리서치 업체 IDC의 왕시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포화 상태에 다다른 스마트폰 시장, 소매업체의 과도한 재고 등이 2월 출하 부진의 주원인”이라며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올해 좋은 출발을 하고자 1월에 수요를 훨씬 넘어 제품을 공급한 것이 2월 출하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계절적 요인을 떠나 더욱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닐 캠플링 미라보증권 기술·미디어·통신 부문 대표는 “스마트폰 혁명이 부족하다. 단지 진화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가격도 너무 높다”며 “현재 기술만으로도 소비자들이 만족해 교체주기도 길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다음 혁신을 기다리고 있으나 아직 분명한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최근 발표한 폴더블폰은 당분간 틈새시장용으로 남을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연초에도 중국에서 애플의 고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마감한 2019 회계연도 1분기에 애플의 중화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가까이 급감했다. 중국 주요 소매업체들은 1월 애플 아이폰 가격을 인하했다.
아이폰의 슬럼프를 가리키는 다른 지표도 있다. 롱보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아이폰’ 트래픽은 전년보다 48% 급감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롱보우는 바이두의 트래픽이 중국 내 아이폰 수요를 확인하는 지표 중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은 물론 토종업체인 샤오미도 극심한 경쟁 속에 고통스러운 처지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닐 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는 “화웨이와 비보, 오포가 계속해서 시장을 장악하면서 애플과 샤오미가 가장 큰 패자가 될 것”이라며 “중국시장은 ‘제로섬’ 게임으로 변했으며 성장 대부분이 중저가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화웨이의 아너 브랜드와 노바 시리즈, 오포의 A시리즈가 이 부문에서 매우 잘하고 있어 샤오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