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부터 KT가 제출한 대주주 적격성(한도초과보유주주) 심사에 들어갔다. 현재 케이뱅크의 2대 주주(10%)인 KT는 이번 심사를 통해 1대 주주로 올라설 계획이다. 당국 심사는 2개월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자본금 확보가 시급하다. 앞서 유상증자가 막히면서 대출상품 판매가 중단된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케이뱅크는 1월 말 59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현재 자본금(4775억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사실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를 염두에 둔 안이다. 증자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1조 원을 돌파하게 된다.
KT는 적격성 심사가 통과되면 새로 개정된 은행법이 허용하는 34%까지 지분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증자는 KT가 대주주로 올라섬과 동시에 이뤄진다. 결국, 유상증자가 되느냐 마느냐는 금융당국의 심사 결과에 달린 것이다.
앞으로 출범할 새로운 인터넷은행과의 경쟁까지 고려하면 이번 결과에 따라 케이뱅크는 악화일로를 걸을 수 있다. 케이뱅크가 이번 적격성 심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문제는 KT의 전력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려면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 등에 대한 벌금형 이상 처벌이 없어야 한다. KT는 2016년 지하철 광고 입찰 담합으로 70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이 사안이 최대 고비다. 이를 덮고 통과시킬 경우 향후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금융당국에 부담이다. KT 입장에선 이 같은 변수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마냥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케이뱅크는 4월 말 추가 유상증자를 예고했다. 약 한 달 반가량의 시간이 남았다. 시간적 여유도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케이뱅크 관계자는 “최장 90일까지 심사를 할 수 있어서 4월 말 전에 심사가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두 달 차이다. 제일 중요한 건 대주주 적격성을 통과하느냐다. 이것만 되면 모든 게 해결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