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140원에 다가서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러시아 매체 타스(TASS)통신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차관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의 추가 비핵화 협상을 보류할 것이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협상과 관련해 곧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영향을 받았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견조했고, 위안화 등 여타 통화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추가 상승은 막히는 모습을 연출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김정은 기자회견을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반응을 내놨다. 악재가 터질 경우 원·달러는 115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지 않다면 1130원대 중반 수준에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간 무역협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있지만 다음주 예정된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비둘기파적(통화완화적)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기 때문이다.
1136.1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오전 한때 1132.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북한 관련 뉴스로 1139.2원까지 치솟았다. 이 역시 지난해 11월13일 장중 기록 1140.4원 이후 4개월만에 최고치다. 장중 변동폭은 6.4원이었다.
역외환율은 5거래일만에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5.1/1135.4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4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중간에 북한 관련 뉴스가 나오면서 많이 움직였다. 장중 6원 넘게 급등했고 그 이후 소강상태가 이어졌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향후 움직임은 전적으로 북미간 대화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악재가 터져 나온다면 원·달러는 1145원 내지 1150원까지 갈 수도 있겠다. 그렇지 않다면 1130원대 중반에서 공방을 이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북한 뉴스로 장중 1140원 부근까지 올랐다. 다만 주가가 견조한 편이었고, 위안화 등 여타통화는 강세를 보임에 따라 이후엔 상승폭을 줄이면서 끝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북한 관련 우려감이 계속될 것 같다. 미중 무역협상과 브렉시트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고 수요도 탄탄해 원·달러 상승압력은 계속되겠다. 반면 다음주 FOMC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성장률을 낮추며 온건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원·달러가 레벨을 높이면 네고도 계속될 것 같아 원·달러 상승 속도는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원·달러는 1130원에서 1145원 사이 움직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5엔(0.04%) 상승한 111.64엔을, 유로·달러는 0.0018달러(0.16%) 오른 1.1318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15위안(0.02%) 떨어진 6.7233위안을 각각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0.43포인트(0.95%) 상승한 2176.11을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142억18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