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19년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수출액은 471억1000만 달러다. 지난해 같은 달(513억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8.2% 줄어든 액수다. 한국의 월간 수출 성적(전년 동월 대비)이 악화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넉 달째다. 수출 물량 역시 1583만 톤에서 1568만 톤으로 0.9% 감소했다.
산업부는 반도체 등 주력 품목 단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둔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을 수출 부진 요인으로 꼽았다.
이 가운데서도 주력 품목 부진은 특히 심각하다. 13대 수출 주력품목(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석유 제품, 철강, 평판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섬유류, 가전, 컴퓨터) 가운데 선박을 뺀 12개 품목의 수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수출 호황 주인공이던 반도체 수출액은 90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16.6% 급감했다.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 등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수출 단가도 내림세기 때문이다. DDR 8기가 D램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3월 9.1달러에서 지난달 5.1달러로 거의 반토막(-44.0%) 났다. 128기가 낸드플래시 가격도 6.8달러에서 4.9달러로 27.9% 떨어졌다.
석유화학 수출액도 40억8000만 달러에서 36억5000만 달러로 10.7% 줄었다. 유가 내림세는 멈춰섰지만 미국발(發) 물량 공세로 수출 단가가 하락한 탓이다. 디스플레이 수출(16억4000만 달러) 역시 수출 단가 하락과 수요 부진으로 16.3% 감소했다. 다만 선박 수출은 수주 가뭄 해갈과 LNG선ㆍ시추선 인도 등 호재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5.4%(19억9000만 달러→21억 달러) 증가했다.
수출 지역별로는 대중(對中) 수출액이 지난해 135억8000만 달러에서 114억7000만 달러로 15.5% 급감했다.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반도체, 기계 등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이 크게 늘었던 아세안 지역 수출 역시 79억4000만 달러로 7.6% 감소했다. 다만 대미 수출(63억2000만 달러)은 자동차와 일반기계, 석유제품 등 선전에 힘입어 4.0%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 줄어든 418억9000만 달러, 무역수지는 52억2200만 달러 흑자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3월 수출감소율이 2월보다 둔화된 가운데 정부와 수출기업이 합심하여 수출활력에 총력 대응한다면 다음달에도 수출 감소세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무역금융・해외전시회 등 단기 수출활력제고와 수출품목 및 시장 다변화를 통한 중장기 수출 체질 개선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