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외국인 직접 투자액은 신고 기준 31억7000만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7% 줄어든 액수다. 지난 10년간 1분기 평균 투자액(32억6000만 달러)도 밑돈다. 도착 기준 투자액 역시 26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5.9% 감소했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 분쟁 등 글로벌 경기 악화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을 것으로 풀이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 기업에 대한 조세감면제도가 지난해로 종료되면서 투자 유인책에 공백이 생겼다.
특히 무역 분쟁 당사국인 중국ㆍ미국발(發) 투자가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 중국발 투자액은 1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88% 급감했다. 최근 중국은 무역 분쟁 등으로 경기가 악화하면서 해외투자 등 외환 유출을 통제하고 있다. 미국발 투자(1억6000만 달러) 역시 1년 새 78.7% 감소했다. 미국발 투자 감소에는 한미 금리 격차(한국 1.75%ㆍ미국 2.25~2.5%)도 악영향을 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가 12억1000만 달러, 서비스업 투자가 19억2000만 달러였다. 유형별로는 그린필드형(외국인 투자자가 직접 부지를 확보하고 사업장을 짓는 투자 방식)이 21억6000만 달러, 인수ㆍ합병(M&A)이 10억1000만 달러였다.
산업부는 투자 실적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대외 여건은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이 아직 출구를 못 찾고 있고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는 등 대외 리스크가 고착화하고 있어서다.
산업부는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투자촉진법을 개정키로 했다. 신기술 분야 투자에 현금 지원을 늘리고 미처분 이익 잉여금 재투자도 투자 실적으로 인정하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500억 달러 규모의 신산업 외투촉진펀드를 조성하고 투자 유치 활동도 더 활성화하기로 했다.
정대진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견고한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을 바탕으로 5년 연속 200억 불 목표 달성을 위해 정책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