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고속이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차입한 1300억 원의 만기가 이달 25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 부채 협상에 앞서 금호고속 부채부터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고속은 지난해 회사가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45.54%를 담보로 하는 차입 계약을 체결했다.
NH투자증권과 라우라제일차, 아토제일차, 윈앤윈제이차 등을 상대로 1300억 원을 빌리는 내용이다. 계약일은 4월 25일, 기간은 1년으로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한다.
이후 재융자(리파이낸싱)로 계약 상대방이 바뀌며 현재 대주단은 한국증권금융과 산은캐피탈, 중국건설은행 등 기관으로 구성됐다. 금호고속의 금호산업 보유지분 전량에 해당하는 45.30%가 담보로 잡혀 있다.
금호그룹은 박삼구 회장에서 금호고속,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 내려가는 수직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사실상의 지주회사인 금호고속의 1300억 원대 차입금 만기가 임박하면서 그룹 전체에 비상이 걸린 이유다.
금호그룹이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은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에 5000억 원을 지원해달라는 것이다. 금호고속의 1300억 원 차입금은 이달 25일까지 다른 방법으로 강구해야 한다.
대표적인 방식은 대주단의 만기 연장과 리파이낸싱이 있다.
지금까지 만기 연장에 부정적이던 대주단은 그룹과 아시아나 채권단과의 협상이 진척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호고속 대주단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 채권단과의 협상이 신속하게 해결되는 조짐이 보이면 굳이 만기 연장을 안해 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반대로 아시아나 채권단과의 협상이 불투명해질 경우 금호고속 채권단부터 만기 연장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담보 주식인 금호산업 1632만5327주(45.30%)는 전일 종가기준 약 1700억 원이고 경영권 주식임을 고려하면 차입금 대비 담보가치는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 이슈가 있지만 금호고속이나 금호산업은 내부적으로 큰 문제가 없어서 채권단과 만기 연장 협의가 잘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