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는 벤처기업을 배출하기 위해 정부가 현실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규제 혁신만을 외치는 것 대신 벤처기업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정부의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규제 혁신’의 방법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상의회관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취임 이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점검한 후에 정책방향을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현장을 많이 다녔다”면서 “기존 기업과 달리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새내기 기업들을 위해서 규제를 풀어주는 방법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박 장관 취임 후 대한상공회의소와 첫 상견례 자리로, 대한상의 중소기업위원회 소속 회원사와 청년 벤처 최고경영자(CEO) 20여 명도 참석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는 벤처기업이 유니콘 기업, 중견 기업으로 가기 위해 정부가 정말로 해줘야하는게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라면서 “단순히 ‘세금 덜 내게 해달라’ 이러한 전통적인 방법이 아닌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기 위해서 정부가 뭘 해야 하냐는 걸 많이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현재 벤처기업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을 소개했다. 그는 ‘스케일업(Scale-Up) 펀드’를 소개하며 “(벤처기업을) 북돋아 주자는 취지인데 너무 도와주면 경쟁력을 상실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스케일업 펀드’란 문재인 정부가 제2 벤처 붐 확산을 위해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작은 벤처기업의 규모를 성장시키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총 12조원을 투입한다.
이어 그는 “오는 11월 열린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스타트업 엑스포’를 계획하고 있다”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CES’가 있듯이 대한민국은 스타트업을 위한 엑스포를 연례행사로 만들어 브랜드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상생과 공존 원리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중심경제 구현’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회원사로 아우르는 대한상의가 중심적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흔히 중속벤처기업이라고 하면 ‘9988’로 대변되는데 사업자의 99%, 근로자의 88%의 비중이라는 것”이라며 “대한상의도 대기업 비중이 3%로 97%가 중소기업 내지 소상공인으로 구성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상의는 오랜 전통이 있고 사회의 공익성 우선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떠한 방향을 설정하고 경제계의 체질을 바꿔나갈 것인지, 기저에 깔려있는 철학의 문제에 대해 저 나름대로 거는 기대가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장관은 대한상의에 ‘규제 혁신 핫라인’을 설치해 상시적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핫라인을 통해 각종 규제 개선 건의과제를 해결하고 중기부가 운용하고 있는 규제자유특구(규제 샌드박스)의 처리일자를 최대한 단축해 중소기업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또 타부처가 운영하고 있는 규제 샌드박스 관련 요청의 경우에도 핫라인을 통한 제안이 있을 경우 중기부가 적극적으로 부처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장관께서 밝힌 정책 밑그림들이 저랑 상당 부분 비슷해 반갑다”면서 “규제나 제도를 유연하게 바꾸고, 다양한 사람이 모이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시장의 자발적인 성장이 나오고 미래가 담보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노동 세제 이슈와 모호한 법 규정, 규제에 관한 등의 업계 건의가 많다”면서 “규제 샌드박스는 시행되고 관심이 높아서 다행스럽지만 한편으로는 특례 심의 같은 사전 심사가 기업들의 또 다른 장벽으로 다가올 수 있어 보완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복지 확충에 대한 정책 지원이 더해진다면 더욱 우수 인재 확보에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