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일 덴마크·네덜란드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제정한다. 3월 28일 국회에서 이들 국가의 쇠고기에 대한 수입위생조건안 심의 보고서가 통과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농식품부는 현지 수출 작업장 점검과 검역·위생증명서 서식 협의 등을 거쳐 늦어도 연내에는 덴마크·네덜란드산 쇠고기 수입을 위한 수입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일정대로라면 2000년 광우병 우려로 수입이 금지된 지 19년 만에 유럽산 쇠고기가 한국 밥상에 오르게 된다. 광우병 진정 이후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무기로 수입 재개를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이번에 수입 길이 열린 덴마크와 네덜란드 외에도 프랑스, 아일랜드 등 11개국이 한국의 수입 재개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압력에 우리 검역 당국은 우선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 광우병 우려가 적은 30개월 미만 쇠고기를 수입기로 했다. 또 내장 등 광우병 원인물질이 쌓이기 쉬운 특정위험물질(SRM)은 수입 대상에서 제외했다.
덴마크·네덜란드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농가에 충격이 없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유럽산 쇠고기의 평균 수출 단가는 2016년 기준 1㎏에 5.04달러로 호주산(5.73달러)이나 미국산(7.06달러)에 비해 낮다. KREI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유럽산 쇠고기가 한국 시장에 들어오면 10년간 한·육우 농가 피해액이 최대 1조1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농식품부는 품질 등을 고려하면 수입이 허용되더라도 그 양은 많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국보다 앞서 시장을 연 일본에서 유럽산 쇠고기의 시장 점유율이 0.2%에 그친다는 게 근거다. 농식품부는 그러면서도 한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격·품질 경쟁력 강화, 유통구조 개선 등의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