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이동전화(무선) 수익 악화와 설비투자비(CAPEX)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3사가 실적 선방을 기록했다. IPTV를 앞세운 미디어 사업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적 하락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IPTV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정부의 통신비 인하기조로 인한 무선 수익 하락을 최소화 했다.
SK텔레콤의 1분기 매출은 4조 33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26억 원으로 0.89% 감소했다. 특히 이동전화 수익은 2조4100억 원으로 지난해 보다 6.1% 하락했다.
하지만 IPTV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하면서 미디어 사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IPTV 매출은 가입자·콘텐츠 이용 확대로 3천156억원을 기록하며 17.9% 증가했다. IPTV 누적 가입자도 11만9000명 순증한 485만 명을 나타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 티브로드 인수·합병으로 약 8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방송 3사와의 통합 OTT 출범으로 콘텐츠 제작 역량의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실적 발표를 마친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모양새다.
KT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조8344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2%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1.3% 증가한 4021억원을 기록했다. 유선사업과 무선사업 매출이 각각 1조1670억 원과 1조7325억원으로 2.7%, 0.5% 감소했지만 IPTV 매출이 큰 폭 상승하면서 실적 상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IPTV 매출은 페이퍼뷰(PPV), 홈쇼핑 등 플랫폼 매출이 성장한 데 힘입어 3774억 원으로 18.4% 늘었다. IPTV 가입자가 800만 명을 돌파한 점도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지니뮤직, KTH 등 그룹사의 성장으로 콘텐츠사업 매출도 28.6% 급증하면서 무선수익 악화를 보완했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매출 3조204억 원, 영업이익 1946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3.7% 증가했다. 기업매출이 전자결제 등 e-Biz와 전화사업 부진으로 4.4% 감소하고, 단말매출은 0.5% 줄었지만 IPTV 사업이 성장하면서 실적부진을 만회했다.
이 회사의 IPTV와 초고속인터넷을 포함한 스마트홈 매출은 13% 증가한 4979억 원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했다. IPTV만 따로 뗀 매출은 2502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IPTV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각각 414만9000명과 411만1000명으로 13%와 5.9% 늘어났다.
한편, 5G망 투자가 치열해지는 2분기 부터는 이통사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통 3사는 2분기부터 5G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 비용을 쏟아 부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분기 이통 3사의 CAPEX는 5G상용화로 인해 일제히 급증했다.
SK텔레콤의 1분기 CAPEX는 3313억 원으로 전년(870억 원)에 비해 280.8% 증가했다. KT의 CAPEX도 5521억 원으로 133% 급증했고, LG유플러스의 설비투자도 본격적인 5G 네트워크 투자 여파로 34.8% 증가한 2768억 원을 기록했다.
윤경근 KT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5G 품질 향상과 통신국사 등급 조정 등을 위한 설비투자가 작년보다 1조 원 급증한 3조3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며 "5G 투자로 단기적으로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