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만 해도 한반도 정세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한반도 전쟁설이 나돌 정도였다. 당시 ‘한국 패싱설’이 나도는 등 문 대통령의 외교 능력에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컸다.
문 대통령은 2017년 6월 ‘베를린 구상’ 발표를 계기로 본격적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목소리를 냈고 결국 6개월 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신년사에서 화답하면서 한반도의 봄이 급물살을 탔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사상 최초의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연내 종전선언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대북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대북 협상테이블에 본격 나서면서 북미 관계가 꼬이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패싱론’을 불식시키며 ‘중재자’·‘촉진자’로 나서 깜짝 5.26 판문각 2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다시 그 불씨를 살렸다.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들어 보였을 때는 곧 한반도의 봄이 올 것처럼 보였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상황이 급반전됐다. 북미·남북 관계가 급랭했고 지난 4일 북한이 ‘신형전술유도무기’인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며 긴장국면이 조성됐다. 특히 북한의 ‘오지랖 넓은 중재자’라는 비판은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흔들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시한을 제시한 연말까지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비핵화 협상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4차 남북 정상회담 조기 개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