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격화 우려로 국내 증시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인상 계획을 관보에 공지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중국도 미국이 관세부과를 강행할 경우, 보복하겠다고 밝히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당분간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에 옵션만기일이 도래했다. 그나마 수급부담이 크지 않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10일 이전 협상 극적 타결 △미국 관세 인상 유예 후 협상 연장 △미국 관세 인상 후 협상 연장, 타결 시 관세 인상 철회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존재하는 가운데, ‘미국 관세 인상 후 중국의 보복 관세 및 협상 결렬’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2018년 하반기 본격적인 무역전쟁 개시 이후 미국은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 중국은 주요 경제지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던 사례를 고려 시, 양국이 재차 자국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고려했을 때 양국 모두 여전히 협상 의지가 있음에도, 시간 상의 문제로 10일 이전에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보다는 (관세 인상 유무를 막론하고) 협상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판단한다. 이 경우 10일 이후 시장은 안정을 되찾으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주 남은 2거래일 동안 관망스탠스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미 증시가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 속에 장중 상승하기도 했으나, 장 막판 불확실성 여파로 혼조마감한 요인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이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칩 테크가 하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감안 가이던스를 시장 예상을 하회한 수준으로 발표한 점, 인텔 CEO 가 향후 수익성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점도 부담이다.
한국 증시의 반도체 업종에 대해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관련 내용은 최근 지속적으로 시장에 유입됐기 때문에 영향력은 크지 않겠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제한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과 애플 부품주들이 큐로브 실적 개선에 힘입어 강세를 보인 점은 국내 관련 종목들의 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장 중에 발표되는 중국의 물가지수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돼지가격 상승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은 옵션만기일이다. 전일까지 금융투자의 매수 차익잔고 청산 개시가 되고 있어 금융투자발 매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연기금 등의 매도 차익잔고가 누적되어 있어 매수 기대감이 높아 금융투자 매도를 상쇄시킬 것으로 추정한다. 이를 감안 옵션만기일 수급부담은 크지 않아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