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VC)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운용 규모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운영 규모가 커진 만큼 벤처캐피탈사가 받는 보수가 늘어나 실적이 좋아진 것이다.
하지만 개별 회사로는 명암이 엇갈렸다. 누가 어떤 기업과 업종을 발굴하느냐에 격차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실적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낸 VC는 아주IB투자이다. 아주IB투자는 올해 1분기 매출 87억 원에 영업이익 51억 원, 당기순이익 3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0% 성장하고 영업익과 분기순익도 대폭 늘어났다.
아주IB투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VC다. 2008년 아주그룹에 인수됐지만, 아직도 설립 주주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남아 있다. KIST가 만들었던 VC인 만큼 기술투자 부문에서 빼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1974년부터 약 45년간 45개의 조합에서 1조 원을 넘게 투자했다.
아주IB의 운용규모는 지난해 기준 1조5000억 원 수준이다. 올해 1000억 원의 스케일업 펀드와 더불어 3000억 원의 사모투자펀드(PEF)가 조성될 계획이어서 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 DSC인베스트먼트는 매출 58억 원, 영업이익 42억 원, 분기순이익 32억 원을 올렸다. 1년 전보다 매출 163%, 영업익 366%, 당기순익 357% 각각 급증한 실적이다.
SBI인베스트먼트는 52억 원의 영업수익을 냈다. 당기순익은 흑자 전환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 덕에 시장에서 주목받는 우리기술투자는 매출 27억 원에 13억 원대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 영업익과 당기순익은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우리기술투자는 작년 핀테크 전용 펀드를 만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블록체인 펀드도 70억 원 규모로 조성해 블록체인 관련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경우 매출 290억 원에 영업이익 40억 원, 당기순이익 34억 원을 올렸다.
1년 전보다 매출은 49% 늘었지만 영업익은 52%, 분기순익은 49% 각각 급감한 규모다. 다만 2분기부터는 반격이 예상된다.
미래에셋벤처는 다른 VC와는 다르게 고유계정 운용 비율이 높다. 따라서 투자한 기업 주식을 파는 시점에서 실적이 급격하게 좋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회사는 “전체 손익 중 투자자산의 회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며 “계획된 고유계정에서의 투자 회수 중 지난해 이익은 컸지만, 올해 실현된 이익은 미미해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미래에셋벤처는 약 200억 원 내외의 소규모 펀드를 여러 개로 운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 투자와 리스크 최소화가 가능하다.
그밖에 대성창업투자, 큐캐피탈 등은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영화 투자로 특화된 대성창투는 올해는 한국 영화에서 대박을 꿈꾼다. 큐캐피탈은 최근 45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며 실적 만회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