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이 하룻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이 영향을 미쳤다.
관심을 모았던 한국은행 5월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6개월째 현 수준인 연 1.75%로 동결했다. 다만 조동철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이는 2016년 6월 금리인하 이후 3년만에 첫 인하 의견이다. 반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하의견은 그야말로 소수의견이라는 취지로 말해 이를 희석하는데 주력했다.
위안화 상승세가 제한된데다 주식시장이 상승했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매수에 나선 것도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었다.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과 이에 대한 경계감도 컸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소수의견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이 제한됐다고 평했다. 상단에서는 아무래도 당국개입 경계감이 크다고 전했다. 다음주에도 미중간 무역분쟁이 계속되면서 하단은 지지될 것으로 봤다. 유럽중앙은행(ECB) 결정과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도 주목할 변수로 꼽았다. 내주 원·달러는 1180원과 1190원대 초중반 내지 120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1191.6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93.0원까지 올랐다. 장중 저가는 1189.2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3.8원을 기록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9.39원 오른 1093.12원을 보였다. 역시 29일 1093.37원 이후 재차 1093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역외환율은 나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88.8/1189.1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4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오르지 못했다. 이 총재가 소수의견에 대해 금통위 의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컸기 때문이다. 실제 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추정되는 당국 물량도 나온 듯 싶다”며 “위안화도 상승압력이 둔화했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 ECB가 있고 미국에서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주초에는 미중 무역협상에 집중하겠지만 주후반으로 가면서 유로존 경기침체 가능성과 ECB 발표를 주목할 것 같다. 다음주 원·달러는 1180원에서 1200원 사이 움직임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미중 무역분쟁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불확실성에 하단은 지지됐고, 상단에서는 당국 개입경계감이 작용했다. 금통위에서는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인하 시그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언급도 유독 많이 해 실제 인하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음주도 미중 무역협상 진행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합의 등 진전된 상황이 없는 이상 원·달러가 하락하긴 힘들어 보인다. 내주도 1180원에서 119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94엔(0.86%) 떨어진 108.92엔을, 유로·달러는 0.0010달러(0.09%) 오른 1.1135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44위안(0.06%) 상승한 6.9299위안을 각각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94포인트(0.14%) 상승한 2041.7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7.14포인트(1.04%) 급등한 696.47을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056억9900만원어치를 매수해 이틀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에서도 369억6600만원어치를 매수하며 사흘만에 매수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