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잠재성장률은 2%대를 회복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단순히 노동과 자본 등이 증가한게 아니라 연구개발(R&D) 등을 통한 생산성(총요소생산성) 증가 등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잠재성장률이 꾸준히 떨어지는 국내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특히 지난해와 금년중 잠재성장률 상승에는 생산성 향상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생산성 기여도를 보면 2017년 0.6%포인트에서 2018년 0.8%포인트, 2019년 0.9%포인트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잠재성장률이란 한나라가 보유중인 자본과 노동력,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투입하면서도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최대한 이룰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말했다.
이같은 상승배경으로 한은은 기업투자 회복과 노동시장 호조, 생산성 제고를 꼽고 있다. 우선 기업투자(민간 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은 2008년부터 2009년중 연평균 마이너스(-)10.9%에서 2010년에서 2018년 중 연평균 5.2%로 확대됐다. 기업의 양호한 재무상황과 자금조달 환경, 자본수익성 개선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업률이 큰 폭 하락하는 등 노동시장도 호조를 보였다. 장기간 경기호조가 이어지면서 구직단념자들이 노동시장에 복귀했고, 교육과 훈련 기회 확대 등을 통해 경제활동참여를 촉진한 것이 주효했다. 아울러 정보통신(IT) 기술발전 등으로 노동시장의 미스매치가 완화됐다는 평가다.
특히 2010년대 들어 둔화추세를 지속했던 생산성이 지난해부터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실제 총 요소생산성 증가율은 2017년 0.6%에서 2018년 0.9%, 2019년 1.0%를 기록했다. 2015년 이후 뚜렷해진 무형자산 투자 증가와 정보통신 등 고부가가치 산업비중 확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증대 등이 시차를 두고 경제 전반의 효율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이에 따라 미국 잠재성장률은 인구구조 변화의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증가를 바탕으로 상당기간 2% 내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의회예산처(CBO)도 2020년부터 2029년 중 미국 잠재성장률을 1.9%로 전망하면서도 이중 절반 정도를 총요소생산성이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최기산 한은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총요소생산성 증가가 늘면서 미국 잠재성장률이 상승하고 있다. R&D 같은 무형투자가 늘고, IT 등 디지털기술 부문 발전이 누적되면서 효용성이 좋아지는게 아닌가 싶다”며 “미국 경제 확장세가 끝나면 침체가 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성장잠재력이 뒷받침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구구조 등이 달라 우리와 비교하긴 조심스런 측면이 있지만 미국 생산성이 높아지는 부문에 대해서는 주목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