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인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세 번째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KB증권이 내놓은 'KB able 발행어음'이 하루만에 5000억 원 완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3일 전국 영업지점과 홈페이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KB able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했다. 'KB able 발행어음'은 KB증권이 직접 발행하고 원금과 약정된 이자를 지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유동성 투자상품이다.
초대형 증권사 중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다.
KB증권이 내놓은 이번 상품은 원화·외화 약정식, 수시식 상품을 비롯해 원화 적립식 상품으로도 구성됐다. KB증권은 판매에 앞서 1회차 원화 5000억원을 발행할 것을 계획했는데 첫날 모두 판매 완료하는 기록을 세웠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날 고객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조기 완판됨에 따라 발행어음이 저금리시대의 투자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고객들의 수요가 높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2회차 발행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2조 원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KB증권은 운용자산이 확보되는 대로 즉시 추가발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발행어음 인기 요인은 다른 금융 상품보다 높은 금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의 'KB able 발행어음' 제공 금리는 1년 만기 약정식이 원화 연 2.3%, 외화 연 3.0%이며, 입출금이 자유로운 수시식은 원화 연 1.8%, 외화 연 2.0%다. 적립식 상품 금리는 연 3.0%다.
이는 같은 만기의 은행 예금 평균금리(연 1.87%)보다 0.4%포인트 이상 높다.
특히 KB증권은 발행어음 출시와 함께 적립식 상품 특판에도 나섰는데 다음달 말까지 1년 만기 적립식 발행어음 가입 소비자 중 선착순 1만 명을 대상으로 연 5.0%의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KB증권의 공격적인 행보에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 기존 사업자들도 본격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발행어음 시장 규모가 1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안한 증시 상황 속 안정성과 함께 높은 금리까지 제공하는 발행어음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초대형IB 간 본격 경쟁에 나설 경우 시장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