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채권시장간 균형이 깨지면서 채권시장은 한 방향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국고채 3년물의 경우 1.50%를 밑돌기 시작한 것. 채권시장은 이른 시일내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 한데 이어 연내 추가로 한 번 더 인하할 가능성에 베팅 중이다.
이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날 한은 창립 제69주년 기념사에서 “통화정책은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이 원인이 됐다. 이는 “지금은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던 최근까지의 그의 언급과는 사뭇 달라진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 총재 언급에 대해 “통화정책 완화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고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채권시장은 일찌감치 금리인하 가능성에 베팅해 왔다. 실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월27일부터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타깃으로 하는 기준금리를 밑돌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책 담당 수장들이 일제히 경기진단이나 대응에 대해 일정한 톤을 맞췄다는 것은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사로 간주할 수 있다. 이제 한국 기준금리는 1.50%”라며 “4분기(10~11월)로 예상했던 기준금리 인하시기를 3분기(7~8월)로 앞당긴다”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고3년 금리가 심리적 레인지 하단으로 여겼던 1.50%를 쉽게 뚫었다”며 “시장은 추가 인하 가능성을 보다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3분기 금리인하가 실제로 이뤄지면 추가 금리인하 시점은 올 연말이 될 수도 있겠다”고 전했다.
금리인하 시기를 결정할 변수로는 다음주 열릴 미국 연준(Fed)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점도표가 하항조정될지 여부와 표류 중인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 대한 승인여부가 될 것으로 봤다. 또, 추가 금리인하를 결정할 변수로는 6월말 7월초로 예상되는 미국의 중국수입 3000억 달러에 대한 25% 관세부과 여부와 하반기 국내수출 회복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