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종 권고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했다. TF는 현행 누진제 체제는 유지하되 여름철(7~8월)엔 누진제 구간을 확대하도록 했다.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누진제 논란을 끝내고, 냉방 기기 사용 증가에 따른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산업부와 한국전력공사는 누진제 개편을 위해 2월 TF를 구성하고 이달 초 누진 구간 확대를 포함해 누진 단계 간소화, 누진제 전면 폐지 등 세 가지 개편안을 내놨다.
현행 1kWh당 주택용 전기요금은 월 사용량 0~200kWh는 93.3원, 200~400kWh는 187.9원, 400kWh는 280.6원을 적용하는 3단계 누진제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TF가 확정한 최종 권고안에서는 여름철 누진 구간 상한선을 1단계는 300kWh, 2단계는 450kWh로 각각 늘리도록 했다. 지난여름 폭염 때 산업부와 한전이 시행했던 한시할인과 같은 방식이다. 전기 요금 인하 효과를 내면서도 어느 한쪽에 할인 혜택이 쏠리지 않도록 할 수 있다.
TF 분석에 따르면 최종 권고안대로 누진제가 개편되면 평년 기준으로 1541만 가구가 월평균 9486원 할인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편 전보다 전기 요금 부담이 17.8% 줄어든다. TF는 지난해 같은 폭염이 생기면 수혜 대상은 1629만 가구, 월평균 할인액은 1만142원으로 더욱 커진다.
다만 여름철 전기요금 할인 상시화로 전력 판매사인 한전의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지난해 전기 판매량에 이번 개편안을 적용하면, 한전의 전력 판매 수익은 2847억 원 줄어든다. 평년 기준으로 해도 총 할인액이 2536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2080억 원 영업손실을 내며 6년 만에 적자 기업으로 돌아선 한전으로선 적잖은 부담이다.
산업부와 한전은 TF 권고안을 바탕으로 이달 안에 누진제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더위가 시작되는 7월부터 개편 누진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다. 한전은 이르면 21일 이사회를 열고 전기요금 공급약관을 개정하고 산업부에 인가를 신청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