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중국 현지기업과 합작 증권사 설립을 추진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서 중국 공소집단유한공사(공소그룹)와 합작 증권사 출범을 검토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공소그룹과 MOU 체결 이후 가장 먼저 인터넷 소액대출 은행 진출을 모색했으나 무산됐다”면서 “이후 증권은 물론 은행과 손해보험 등 금융회사 진출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소그룹은 공소합작총사(중화전국공소합작총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농업 관련 대형 유통그룹이다. 앞서 농협금융지주는 2016년 공소그룹과 금융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으며 이후 오랜 기간 합자금융회사 설립 금융 관련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양측의 합작 증권사 설립 추진은 중국 정부가 외국인의 금융 투자 한도 폐지 시점을 2020년으로 원래 계획보다 1년 앞당기겠다며 시장 개방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과 맞닿아 있다. 농협지주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시장개방 방침을 밝힌 데다, 공소그룹이 국내 농협 금융처럼 협동조합의 금융 부문을 활성화하는 방안에 관심이 커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의와 검토를 거쳐 NH투자증권이 합작사 형태로 중국에 진출하면 사실상 업계 첫 중국 증권업 진출이다. 현재 대형사를 중심으로 총 6개 증권사가 2010~2011년부터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지만 사실상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중국 현지 법인 6곳 모두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 인가를 받은 금융투자 회사가 아니라, 상무국에 일반자문 회사로 등록한 상황으로 투자은행(IB) 등 증권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 현지법인 대부분 증권·선물 관련 자문을 제외한 국내 기업의 현지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예정기업 소개 등 자문업만 수행하고 있다”면서 “그렇다 보니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법인과 달리 수익을 내는 법인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이렇다 할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NH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단순 자문업에서 벗어나 증권업에 본격 진출한다면 이전과 달리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의 현지법인은 총 130만 달러(약 1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별로 살펴 보면 NH투자증권은 8억5900만 원 순손실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도 6억5000만 원 순손실을 냈다. 미래에셋대우는 전년(-5900만 원) 대비 간신히 흑자전환(2억9700만 원)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의 규제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 NH투자증권의 움직임이 구체화된다면 다른 증권사들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