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IMF 총재 후임 경쟁 본격화...‘유럽이냐 신흥국이냐’ 신경전

입력 2019-07-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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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독점 비판...싱가포르 중앙은행 총재 물망

▲미국 워싱턴에 있는 IMF 본부 밖에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에 있는 IMF 본부 밖에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내정되면서 차기 IMF 총재 자리를 두고 쟁탈전이 시작됐다. 특히 유럽 독점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아시아에서 최초 IMF 총재가 탄생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는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 총재를 차기 IMF 총재로 지지하기로 합의했다.

캐나다 출신인 카니는 영국과 아일랜드 시민권을 모두 갖고 있다. 카니가 IMF 총재로 선출되면 IMF의 75년 역사상 첫 영국인 총재가 된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신흥국이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IMF 총재와 세계은행(WB) 총재를 유럽과 미국이 각각 독점해왔기 때문이다. 1945년 IMF 설립 이래, 역대 11명의 총재는 모두 유럽에서 나왔다.

여기에 맞서 현재 신흥국 쪽에선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의 타르만 샨무가란트남 총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IMF 주요 정책 조정 그룹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 의장직을 겸임했다.

싱가포르통화청에서 경력을 시작한 타르만은 2001년 총선을 통해 정계에 진출한 후 교육부·재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2011년부터 MAS의 총재직을 수행하고 있고 올해 5월까지는 부총리도 지냈다.

아시아인 최초 IMF 총재 탄생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분석가들은 타르만이 능력과 상관없이 아시아인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셍운 싱가포르 경제전문가는 “유럽과 미국이 IMF와 WB 총재를 양분해왔던 기득권을 내려놓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유진 탠 싱가포르경영대학의 법학교수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마당에 IMF의 유럽인들이 변화를 꺼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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