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의 불매운동이 단기간에 그쳐 자국 경제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일본 언론매체들도 우려 속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사히신문은 22일(현지시간) 한국 저비용 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이 오는 9월부터 일본 구마모토현과 대구 사이를 운행하는 정기편, 사가현과 부산을 연결하는 정기편 등 2개 노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티웨이항공은 ‘한국 경제의 침체’와 ‘한일 관계 악화’ 등을 운항 중단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구마모토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 측은 엔고와 더불어 주 4회 왕복으로 증편한 데 따른 탑승률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며 “또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 규제를 둘러싸고 반일 감정이 높아지면서 여행 취소가 나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사가현 측은 “부산행 항공편이 지난해 12월 취항, 주 4회 왕복으로 올해 3월까지 약 1만4000명이 이용했다”며 “그러나 4~6월 평균 탑승률은 이전 3개월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오이타와 한국을 연결하는 2개 노선 운항은 다음 달 12일부터 중단하기로 한 상태여서 운항 중단 노선이 총 4개로 늘어나게 됐다.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는 1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김포공항과 시마네현 이즈모공항을 잇는 전세기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한일관계 악화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주이유다.
홋카이도신문은 전날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강화에 반발하는 한국 국민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본 여행상품으로 확산됐다며 우려하는 기사를 냈다.
우리나라 여행사 모두투어의 일본 여행 예약 고객 수가 이달 초에 전년 동기 대비 50%에 해당하는 약 4000명 감소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홋카이도로 향하는 여행객 수는 1000명 정도 줄었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도 7월 둘째 주 일본 여행 신규예약이 예년의 3분의 1 수준인 하루 400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홋카이도 관련 여행상품 판매 자체가 중단된 사례도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7일 나카후라노초의 라벤더 농원 등을 둘러보는 여행상품을 출시하려 했으나 여론상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이를 취소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18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현재 참여하고 있다”고 말한 응답자는 전체의 54.6%에 달했으며 “향후 참여 예정”이라고 밝힌 사람도 66.0%에 이르렀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약 386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아베 정부의 제재에 반발한 한국 소비자의 보이콧이 7월부터 본격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관광산업 관련 기업들의 피해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 성공회대의 최진봉 교수는 “이번 불매운동은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 개개인의 분노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며 “(수출 규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불매운동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