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적자전환과 항공업계의 부진한 업황으로 인해 새로운 주인을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낮아지고 시너지 가능성이 불확실해지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의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일각에서는 매각 장기화와 분리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241억 원, 당기순손실 2024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14일 밝혔다. 매출액은 1조7454억 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환율 상승 등으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알짜 자회사인 에어부산도 2분기 영업손실 219억 원을 기록하며 '어닝쇼크' 실적을 냈다.
대한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다른 국내 항공사들도 줄줄이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성수기가 포함된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한일관계 악화, 미중 무역전쟁, 높은 환율 등으로 향후 업황도 부정적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항공사 실적 개선을 지탱해온 출국 수요 고성장세가 둔화하고 일본 등 한국인 최선호 여행지역의 수요가 급감했다"면서 "중국 신규 취항 지연, 국내 경기 둔화 및 급격한 원화 절하에 따른 여행 수요 우려 등으로 항공업종 전망이 어둡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부진과 항공업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수 후보자의 매각전 참여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같은 구조조정에는 업계, 기업과 관련된 업황이 두루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현재 유일하게 매각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애경그룹도 사정이 좋지 않다.
애경산업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573억 원, 영업이익 60억 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 영업이익은 71.5% 각각 줄었다.
애경그룹의 저가항공사(LCC) 제주항공도 2분기 매출액 3130억 원, 영업적자 274억 원으로 적자 전환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애초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애경그룹에 자금 부담이 큰 규모였다. 실적까지 악화하면서 인수 여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제주항공과의 시너지 효과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시장에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다른 대기업들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은 9월 초 예비입찰 이후 숏리스트 선정, 실사 등을 거쳐 11월쯤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각 과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채권단 측면에서는 인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매각 방식을 '통매각'에서 '분리매각'으로 변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