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감마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은 16일 감마누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상장폐지 무효확인 소송에서 감마누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에는 감마누와 종속 5개 여행사가 회생절차를 통해 의견 거절 사유를 해소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감사과정에서 판단 재료가 부족해 의견 거절의 발단이 된 일부 부채 등이 회생 과정에서 소명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후 ‘적정’ 감사의견을 획득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법원이 거래소가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할 의무가 있음에도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했다고 판단했다는 점이다. 법원이 상장폐지와 관련해 거래소의 귀책사유를 판단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법원은 나리지온에 대한 상장폐지 무효 확인 소송에서 거래소가 회생절차 중인 회사를 상장폐지 시키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봤다. 이 판결은 2심에서 거래소의 취하로 확정됐다.
지난해 3월 감마누는 사업보고서와 관련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 등과 관련한 적절한 내부통제절차의 미비 △종속기업투자주식 및 종속기업 대여금 등에 대한 손상검토 절차 미비 등의 이유로 감사의견을 거절당했다. 거래소는 ‘개선 기간을 부여하는 경우 그 기간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6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지난해 10월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법원은 감마누의 사례가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거래소는 거래정지만으로 투자자 보호를 충분히 할 수 있었음에도 상장폐지를 진행했다고 봤다.
상장폐지 무효확인 소송이 인용된 것은 2013년 유아이에너지 이후 처음이다. 당시 유아이에너지는 행정소송의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부채로 계상해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었다. 다만 이 회사는 2심 소송에서 패소해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감마누 관계자는 “정리매매 중 상장폐지 무효가 인용된 사례는 처음”이라며 “거래소는 선고 당일 항소했다”고 말했다. 또 “거래소 입장은 이해하지만, 대법원 판결까지 나오려면 시간이 더 많이 걸릴 텐데 당사로서는 너무나도 뼈아픈 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