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대만 태양광 회사의 도산으로 1조4000억 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계약이 해지됐다.
해지 규모는 크지만 태양광 시장 상황이 어려워 계약 이행률이 낮았던 만큼 실질적으로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CI는 대만 그린에너지테크놀로지(Green Energy Technology Inc.)와 지난 2009년부터 진행해온 4건의 장기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해지 규모는 총 1조4075억 원이다.
이번 계약 해지는 그린에너지테크놀로지의 청산에 따른 것이다. 태양광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불황이 오랜 기간 지속되자 이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청산을 결정한 것. 이에 OCI와의 계약 역시 자연스레 해지가 됐다.
다만 OCI가 이번 계약 해지로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이 10년 이상 장기 계약인 만큼 해지 금액을 계약 기간으로 나누면 연간 단위로 매출액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계약 유지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기회비용을 생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그린에너지테크놀로지는 태양광 불황에 따라 계약의 이행이 어려웠다. 전체 계약의 이행률은 평균 29%로, 나머지 71%는 이행이 되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OCI가 그린에너지테크놀로지와 거래한 총 금액 역시 연결 매출액의 약 0.2%에 불과하다. 결국 이 계약이 유지되더라도 계약대로 폴리실리콘 공급이 이뤄졌을지도 미지수라는 뜻이다.
다만 OCI는 향후 매출채권은 그린에너지테크놀로지의 해산절차에 따라 회수할 계획이다. 현재 OCI의 매출채권은 4974만 달러(약 597억 원) 규모로 향후 순위에 따라 받을 수 있다.
선수금은 5277만 달러(약 633억 원) 규모로 OCI는 계약에 따라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상대방이) 계약대로 물건을 살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앞으로 계약이 존재한다고 해도 이행이 어려운 상황으로, 계약이 해지된 것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 공급 계약에서 일종의 안전 장치인 선수금은 반환할 의무가 없으며 매출채권으로 일어난 금액은 절차에 따라 회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