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늘리기 위해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정기 상여금 지급 주기를 바꾼 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정기 상여금 지급 주기와 관련해 단체협약에 어긋나게 취업규칙 변경을 한 기아차 화성공장 협력업체 8곳의 사업주에게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올해 1월 취업규칙을 변경해 정기 상여금 지급 주기를 2개월에서 1개월로 바꿨다.
지난해 5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한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매월 지급하는 정기 상여금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들어간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을 올려줘야 하는 사업장도 정기 상여금 지급 주기만 바꿔 임금 인상 없이 최저임금법 위반을 면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 노조는 사측의 취업규칙 변경에 반발해 경기지방고용노동지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기지청은 이들 기업의 취업규칙 변경이 단체협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단체협약에 어긋나는 취업규칙 변경은 무효다. 이에 따라 8개 기업 가운데 일부는 취업규칙 변경 이후 매월 지급한 정기 상여금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최저임금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경기지청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취업규칙 변경을 통해 정기 상여금을 매월 지급하는 것으로 바꾸려는 사업장은 노사 합의를 통한 단체협약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