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선호심리와 함께 투기수요가 가세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은행에서 원화예금 금리보다 높은 금리 상품을 판매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약세, 달러화가치 강세)할 경우 차익실현을 하면서 거주자외화예금은 줄어든다는 점에서 이례적 상황인 셈이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은 7억7000만달러 늘어난 558억9000만달러를, 개인은 5억3000만달러 증가한 15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2월(592억1000만달러)과 지난해 4월(151억9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 불린다.
통화별로는 달러화예금이 12억4000만달러 증가한 608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2월(625억달러) 이후 최고치다. 기업은 7억6000만달러 증가한 476억6000만달러를, 개인은 4억8000만달러 늘린 131억8000만달러를 보였다.
전체 거주자외화예금과 달러화예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1.2%와 21.7%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역대 최대 비중이다. 직전 최대치는 각각 5월(각각 21.2%, 21.6%)에 있었다.
엔화도 1억4000만달러 확대된 41억3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역시 원·엔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기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증가와 일반기업의 결제자금 일시예치가 늘었기 때문이라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유로화는 1000만달러 늘어난 3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위안화는 4000만달러 줄어든 12억3000만달러를,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등 기타통화는 5000만달러 감소한 14억4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기타통화는 2017년 1월(14억4000만달러) 이후 2년7개월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거주자외화예금이 달러화를 중심으로 늘었다. 통상 원·달러가 오를 때 외화예금이 감소하기 마련이나 이번에는 달랐다. 기업은 해외채권 발행자금 예치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커지다보니 기업들도 예비적 자금을 남겨 놓는게 아닌가 싶다. 결제일을 의도적으로 미루는 레깅(Lagging)은 없었다. 반면, 개인은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 기대와 안전자산에 대한 분산투자, 일부 은행의 외화정기예금 금리가 원화예금보다 높았던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8월말 원·달러 환율은 전월말(1183.1원) 대비 28.1원(2.4%) 급등한 1211.2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2월(1236.7원) 이후 3년6개월만에 최고치다. 직전달에도 28.4원(2.5%) 급상승한 바 있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전월말(1090.06원) 보다 48.77원(4.5%) 폭등한 1138.83원을 보였다. 이는 2013년 7월(1147.48원) 이후 6년1개월만에 최고치며, 전월대비 상승폭은 2016년 6월(50.81원, 4.7%) 이후 3년2개월만에 최대폭이었다.
이밖에도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은 13억8000만달러 증가한 605억6000만달러를, 외은지점은 8000만달러 감소한 104억1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