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언론자유를 위해 활동하는 국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의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사무총장을 비롯해 드릭 알비아니 동아시아 지부장과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경없는기자회의 노력 덕분에 정치 권력으로부터 언론의 자유를 지켜내는 그런 문제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며 “그러나 언론의 자유를 이렇게 침해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라고 본다”고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 자본 또는 광고 자본의 문제, 속보 경쟁, 서로 아주 극단적인 입장의 대립,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의 아주 증오와 혐오, 너무나 빠르게 확산되는 가짜뉴스나 허위정보 이런 것들이 공정한 언론을 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경없는기자회가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면서 또 한편으로 언론이 공정한 언론으로서 사명과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데 계속해서 큰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언론자유지수 30위권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물었고, 들루아르 총장은 “지난 2년간 한국은 상승 궤적을 그리고 있다”며 “현재 41위인데 2022년까지 30위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배석한 정 회장은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60~70위권이었다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43위, 41위로 상승했다”며 “선진국에서도 한국의 언론자유지수 상승에 대해 부러워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 언론이 노력한 덕분”이라고 인사했다.
들루아르 총장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요소로 권력, 자본, 제도, 허위정보, 오보 등이 있는데, 근거 없는 소문, 광고, 기득권의 이익도 포함된다”며 “전 세계가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에 대해 인지하고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위기 증상에 대한 치료이지 (그 대책이)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들루아르 총장은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한 과거의 노력에서 이제는 새로운 체제를 모색하는 데로 나가야 한다”며 “언론 자유를 위한 인권 보편의 선언, 헌법상 언론의 자유, 언론법 등이 있지만 디지털화된 정보통신 시대에서 과거 시스템은 잘 작동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정보·뉴스 소비자들이 정보를 관리할 권리를 플랫폼에 넘겨줬다”며 “이 때문에 국경없는기자회는 ‘정보와 민주주의위원회를 발족시켰고, 새로운 시대에서 언론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원칙을 담은 ‘정보와 민주주의에 관한 국제선언’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또 “선언은 현재 12개 국가로부터 지지를 받았다”며 “이번 유엔총회에서도 정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파트너십에 대해 참여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국경없는기자회가 정치 권력뿐 아니라 언론의 공정성을 위태롭게 하는 요소에 관심을 갖는 것은 현실에 부합하다”며 “‘정보와 민주주의에 관한 국제선언’에 깊이 공감하며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선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전적인 지지를 세계에 널리 알려주시길 바란다”며 “국경없는기자회의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들루아르 총장은 “좋은 소식 감사하다”며 “한국은 이 선언을 지지해준 아시아 최초의 국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경없는기자회는 다음 조치로 전문가들이 모여 정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포럼을 열 것”이라며 “정보통신 시대에서 제기되는 허위정보, 기득권층의 이해를 담은 잘못된 정보 등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원칙과 기준을 세우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활동이 많은 나라로부터 호응받길 바란다”며 “한국은 언론 자유 수호를 위해 투쟁했던 자랑스런 전통이 있다. 국경없는기자회와 한국의 기자, 한국기자협회는 아주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알비아니 지부장은 “2년 전 동아시아지부가 문을 열었는데,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많이 개선됐다. 놀랍게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의 언론자유지수 관련 약속을 고맙게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계절에 한국을 방문하셨다. 한국의 가을은 아름답다”며 “남은 일정동안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한국인의 우정을 듬뿍 느끼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