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뒤바뀐 충청권 주택시장…세종 '울고' 대전 '웃고'

입력 2019-09-2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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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9-22 17:1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세종과 대전 주택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 때 충청 수요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집값이 치솟던 세종은 최근 공급 과잉에 몸살을 앓으며 침체 양상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반면 ‘세종행’ 엑소더스(탈출)와 집값 하락으로 침체일로에 놓여있던 대전은 반대로 공급 부족에 시달리며 연일 가격이 치솟고 있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주 0.03% 하락했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값은 45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33주 연속 집값이 꺾이다 숨고르기를 했던 세종시는 가을철 이사수요에 전국 집값이 제자리를 보이는 사이에도 또다시 내림세에 들어갔다.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 12단지 전용면적 59㎡는 올해 초 4억4800만원에 매매 거래됐지만 지난 7월 4억1500만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 3억5000만원대까지 거래됐던 첫마을5단지 전용 84㎡는 최근 3억800만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세종과 한 생활권인 대전 아파트값은 최근 22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대전 서구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전용 114㎡는 지난 7월 8억4000만원에서 지난달 9억4000만원까지 뛰었다. 유성구 봉명동 베르디움 전용 84㎡도 올해 초 6억1800만원에 거래되다가 최근 6억6900만원으로 상승했다.

세종시 집값 하락은 주택 수급 불균형에서 야기됐다. 지난 10년간 세종의 연평균 아파트 입주 물량이 6676가구인 데 비해 직전 3년치 물량은 1만3631가구에 달한다. 10년 동안 공급된 아파트보다 최근 3년간 나온 아파트가 2배 이상 많았다는 얘기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공공기관 이전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추가 유입 인구 증가폭은 줄어드는데 주택은 쏟아지면서 결국 집값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대전의 입주 물량은 세종과 반대로 움직인다. 세종에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공급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대전의 경우 지난 10년간 연평균 아파트 입주 물량이 7276가구로 직전 3년(5667가구)치보다 오히려 많았다. 10년 입주 물량 평균치가 3년치보다 많은 것은 전국에서 대전 한 곳 뿐이다. 이같은 공급부족은 대전이 최근 나홀로 호황을 누리며 유일하게 집값이 오르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입주 물량도 세종은 1만1411가구인데 반해 대전은 3분의 1수준인 3883가구에 그친다. 내년 입주 물량 역시 세종과 대전이 각각 5600가구, 6263가구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당분간 이같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세종 집값이 단기간에 급격히 오른 것도 하락세의 원인이다. 실제 2013년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세종(669만원)보다 대전(679만원)이 더 비쌌지만, 4년 뒤인 2017년에는 세종(1026만원)이 53% 오르며 대전(737만원)을 크게 역전했다. 이는 저렴한 새 집 전세를 찾아 대전에서 세종으로 진입했던 수요자들이 높아진 진입 장벽에 매매 갈아타기에 실패하면서 대전으로 유턴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다 세종의 미흡한 교육·생활편의 인프라 대신 안정적인 주거 여건을 위해 대전으로 재진입하는 수요까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대전·청주·공주·천안·아산시 등 충청권의 수요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던 세종과 대전의 전세(戰勢)가 역전되고 있는 셈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세종시는 그동안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가격 저항감이 생겼고, 추가 유입 인구는 줄어드는데 아파트를 대체하는 주택까지 많아져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며 “반면 대전은 신규 공급이 부족했던 데다 세종시로 이탈했던 인구가 교육 등 기존 인프라가 우수한 대전으로 유턴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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