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가 3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폭염 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농산물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데다, 국제유가와 반도체값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생산자물가의 근원인플레이션 격인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물가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공급 감소로 작용하면서 가격 오름세에 영향을 미쳤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0.7% 떨어졌다. 이는 2016년 9월 1.1% 하락 이후 최저치다. 아울러 7월 마이너스(-)0.3%를 기록한 이래 석 달 연속 하락했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0.1% 올라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월 0.2% 상승에 비해서는 오름폭이 둔화했다.
농산물은 전년 동월비 12.8% 추락해 2013년 9월(-13.5%)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폭염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농산물 가격이 16.6%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축산물도 4.2% 하락해 5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공산품은 1.9% 하락해 2016년 9월(-2.7%)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생산자물가도 0.3% 하락해 역시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 또한 석 달 연속 하락세다. 반면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은 2.6%, 서비스는 1.0% 올랐다.
품목별로는 무(-49.0%)와 토마토(-38.3%), 수박(-38.1%), 건고추(-30.9%), 나프타(-22.8%), 에틸렌(-28.9%), D램(-48.4%) 등이 하락을 주도했다. 전월비 기준으로는 배추(68.2%)와 무(43.2%), 파프리카(122.8%), 돼지고기(11.9%) 등은 오른 반면, TV용액정표시장치(LCDㆍ-4.9%)와 휴양콘도(-25.7%) 등은 내렸다.
두바이유는 20.8% 떨어진(전월 대비 3.4% 상승) 배럴당 61.1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7월(-23.5%)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송재창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하락과 전년 폭염에 따른 농산물 가격 급등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생산자물가가 떨어졌다. 반도체 D램 가격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물가도 떨어져 유가하락 효과가 다른 품목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전월비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공급 감소와 명절 수요 등으로 농림수산품이 올랐고, 전력가스가 주택용 전력 누진제 완화조치 종료로 상승했다. 반면 음식점, 숙박, 운송 서비스는 여름 성수기 인상효과가 종료되면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월비로는 상승하는 모습이지만 전년 동월비로는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 추세 판단이 쉽지 않다.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