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상승 하룻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었다. 장중에는 1154원까지 떨어지며 4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60원을 밑돌며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이 기존 부과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위험선호심리가 컸다. 다만 미국에서 이를 일부 부인한데다, 그간 낙폭이 컸던데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 아울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리밸런싱(투자 비율 재조정) 이슈로 외국인이 국내주식을 내다 판 것도 영향을 미쳤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가 선제적으로 미중 무역협상을 선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주식매도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원·달러는 당분간 1150원대 중반에서 기간조정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주는 1150원에서 1165원 내지 1170원 사이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1155.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막판 1157.8원까지 올랐다. 장중 변동폭은 3.8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6.87원(0.64%) 떨어진 1059.3원을 기록했다. 이는 5월7일 1053.13원 이후 최저치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54.5/1155.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8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뉴욕에서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는 듯해 원·달러가 좀 더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다만 예상밖으로 비디시한 장을 연출하며 낙폭을 줄였다. 우선 미중 관세의 단계적 부분철폐와 관련해 미국이 부인한 것이 있고, 또 하나는 MSCI지수 리밸런싱이 임박한 가운데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에도 MSCI 리밸런싱 이슈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주식에 대한 편입비율이 줄어든다면 외국인들이 더 팔 수 있다. 최근 원·달러가 많이 하락한데 따른 반발매수세도 있을 것 같다”며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더 확실한 소식이 없다면 이미 선반영한 만큼 원·달러는 상승할 것으로 본다. 다음주 하단은 1150원을, 상단은 1165원 내지 1170원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밤사이 미중간 무역협상 합의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져 원·달러는 오전중 저점을 낮췄다. 다만 그간 위안화를 추종했던 원·달러가 최근엔 오히려 선행하는 측면이 있었고, 그간 하락속도가 가팔랐다는 점에서 자율적 조정을 보인 것 같다. 고점 대비 20원 인상 낮아져 있는 상황이라 매수레벨로 보는 거래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추세적으로는 하락이 맞다고 본다. 다만 한 방향으로 계속해서 떨어지기엔 레벨부담도 있다. 당분간 1150원대 중반에서 기간조정을 거친 후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방향이 어느정도 윤곽을 나타낸 11월말이나 12월부터 다시 하락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1엔(0.10%) 상승한 109.26을, 유로·달러는 0.0013달러(0.12%) 하락한 1.105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위안(0.14%) 오른 6.9842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7.06포인트(0.33%) 내린 2137.23을, 코스닥은 1.55포인트(0.23%) 하락한 664.60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946억34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691억58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