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S&P가 인터넷전문은행 및 핀테크 기업의 등장으로 인한 경쟁 심화에도 기술 친화적인 국내 은행들이 여전히 지배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10일 전망했다.
김대현 S&P 이사는 ‘은행의 미래: 기술 변화의 파도를 타고 넘는 한국 은행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은행 산업의 디지털 혁신 속에서 기존 은행들은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P는 성숙한 국내 은행 산업에서 기존 은행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신뢰를 쌓아온 고객과의 관계는 신규업체들에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초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규제가 완화됐으나 비금융기업은 인터넷전문은행 보유 지분율이 제한돼 있고 신규 신청자는 엄격한 인가심사를 거쳐야 한다. 올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업체 두 곳 모두 탈락했지만 향후 인가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 세 개 업체가 신규인가를 신청했으며 결과는 연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되면서 핀테크 업체들은 혁신 서비스에 대한 기존 규제 면제를 요청할 수 있게 됐다. S&P는 이로 인해 업계 내 경쟁이 심화될 수 있지만 감독당국은 금융산업의 안정성을 우선시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등장으로 인한 경쟁 심화는 기존 은행들의 일부 사업영역에서 다소의 매출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소매신용대출에 집중하고 핀테크 기업들은 기존 은행들의 전통적인 주요 매출원이 아닌 소액송금 및 간편결제 서비스에 집중할 것으로 S&P는 전망했다.
S&P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다른 은행의 계좌까지 관리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에 대해 “정보의 집약도가 증가하면서 은행 서비스의 가격 투명성이 높아지고 이는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한 경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은행들이 외부 업체들과 고객 정보를 공유함에 따라 데이터 보안 리스크 및 관련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