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검사가 14일 오전 10시30분께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남긴 '사직설명서'란 제목의 글에 3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보통 고검장 검사장급의 사직 인사에 300~400개의 댓글이 달리지만 사의를 표명한 부장검사의 글에, 그것도 게시된 지 약 5시간 만에 이처럼 많은 공감을 얻은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 부장검사의 사직 글에는 '빈 자리가 너무 크다', '이제 무거운 짐 내려놓으셔라', '너무나 아쉽고 슬프다', '좋은 형이 떠난다고 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박철완 부산고등검찰청 검사는 "앞으로 교과서와 지침에서 수사의 주재자, 수사 지휘 등의 용어가 사라질 것"이라며 "그 자리를 어떤 용어와 개념으로 메워야 하는지 많은 지혜가 필요한데 형 같은 분이 떠난다니 저 같은 고검 검사조차 훌쩍 떠나고 싶다는 유혹을 느낀다"고 적었다.
한 검사는 "사직글을 읽으며 통한과 절절함에 눈시울이 붉어진다"며 "뼈를 때리고 심장을 때리는 말씀"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다른 검사도 "검찰 구성원 모두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고 마음속에 새길 것이다"며 "인사와 보직에 연연하지 않는 한 우리는 어디 가서도 행복할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했다.
앞서 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며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다. 철저히 소외된 것은 국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법안들은 개혁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다. 서민은 불리하고 국민은 더 불편해지며 수사기관의 권한은 무한정으로 확대돼 부당하다. 이른바 3불법이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김 부장검사는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 시절 정부·여당의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하다 지난해 7월 수사 실무를 하지 않는 법무연수원 교수로 사실상 좌천됐다. 형사부 검사로서 다룬 사건과 일상을 풀어낸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