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년 만에 인텔에 반도체 왕좌 자리를 빼앗겼다.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고객사들의 재고 소진으로 크게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이다.
15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공급업체 매출 순위에서 인텔이 658억 달러(약 76조 원)를 기록하며 점유율 1위(15.7%)를 차지했다.
전년(663억 달러ㆍ약 77조 원)보다 매출이 0.7% 하락했지만, 지난 2년간 삼성전자에게 빼앗겼던 글로벌 반도체 공급업체 선두자리를 탈환한 것이다.
2위로 떨어진 삼성전자는 전년(736억 달러ㆍ약 85조 원)보다 29% 하락한 522억 달러(약 60조 원)를 기록했다.
D램ㆍ낸드플래시 과잉 공급 및 가격 하락으로, 매출의 82%를 차지했던 삼성전자 메모리 매출이 지난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것이 가트너의 설명이다.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SK하이닉스 또한 타격을 받았다.
순위는 3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전년(362억 달러ㆍ약 42조 원) 대비 38% 하락한 225억 달러(약 26조 원)를 기록했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부진은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업체들이 서버 투자에 나서는 등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노우드는 “올해 과잉 재고 문제 해소로 칩 ASP가 올라가면서 반도체 시장 매출, 특히 메모리 부문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2018년 대비 11.9% 하락한 4183억 달러(약 484조 원)를 기록했다.
노우드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부문 내에서는 D램이 2018년 말부터 2019년까지 과잉 공급이 지속되면서 매출이 37.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