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말은 행동과 마찬가지로 그 사람의 인격과 품격을 보여주는 근간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마디 잘못 내뱉은 말로 인해 난처한 상황에 직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예외는 아니라는 점에서 국민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이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영입 인재 1호'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 영입을 언급하면서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말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문제는 이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12월에도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 번은 이래저래 이해할 수 있다고 하지만, 두 번 이상 반복된 말실수는 고의 또는 그 사람의 인격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이 대표의 발언에 화가 난 장애인단체들은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표는 설 연휴까지 장애인들에게 반성문을 제출하고, 인권위는 반복되는 이 대표의 장애인차별에 대한 긴급 진정을 받아들이고 권고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삐뚤어진 마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라며 이 대표를 정면으로 비난했다.
돌아보면 이 대표는 이 모든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더 늦기 전에 이들에게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하는 것이 그나마 논란의 불씨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김 장관도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한 마디 말실수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 장관은 지난 12일 고양시 일산서구청에서 열린 신년회 행사에서 일부 참가자가 "고양시가 망쳐졌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항의하자 주변 사람들에게 "그동안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네"라고 비꼬아 말했다.
이후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김 장관은 최근 자신의 경기 고양시 지역구 주민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저의 수양이 충분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앞으로 좀 더 성찰하고 정진하겠다"라고 전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 뽑힌 사람들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데 본연의 업무를 망각한 채 국민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연발한다면 과연 이들을 그 누가 국민의 대표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13세기 페르시아 시대의 시인 사아디는 ‘말이 있기에 사람은 짐승보다 낫지만, 바르게 말하지 않으면 짐승이 사람보다 낫다’는 명언을 남겼다.
잦은 말실수를 하는 이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글이 아닐 수 없다. 더는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말로 인해 논란의 대상을 자초하고, 나아가서는 자신의 인격과 품격을 낮추는 우둔한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최소한 국민의 대표로 뽑힌 사람들이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