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영방송인 도이체벨레는 27일(현지시간) 바이에른주 슈타른베르크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을 보건당국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슈타른베르크는 바이에른 주도인 뮌헨에서 남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에 있다.
바이에른주 보건식품안전청(LGL)은 이날 성명에서 “확진 확자는 격리 병동에서 치료받고 있다”며 “현재 안정적인 상태이며 다른 바이에른 주민으로의 감염 위험도 낮은 것으로 간주된다”고 발표했다. 보건당국은 확진 환자의 신원이나 감염 경로 등 세부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현재 3명의 신종 코로나 환자가 나온 가운데 유럽에서 두 번째로 독일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돼 세계적인 전염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와 사망자 모두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사람들의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28일 현재 중국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하루 사이에 약 1300명 늘어 현재 4193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는 106명에 달했으며 바이러스 진원지인 우한시 이외에도 수도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영국 가디언은 전날과 비교해 중국 확진 환자가 31%, 사망자는 23% 각각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WHO가 너무 안이하게 사태에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각국이 이미 비상태세에 돌입했지만 WHO는 지난 23일 긴급 위원회를 열었으면서도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를 유예했다. 또 전날 신종 코로나 일일 상황보고서에서 중국 내 위험 정도는 ‘매우 높음’으로, 글로벌 수준은 ‘높음’으로만 수정했다. WHO는 23~25일 사흘간 발표한 일일 상황보고서에서 글로벌 위험수위를 ‘보통’으로 잘못 표기한 것을 바로 잡은 것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현재 중국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에 어떻게 대응할지 현지 관리들과 논의하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 “이번 사태는 중국에서는 비상이지만 세계적으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WHO는 지난 2009년 H1N1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해서는 너무 성급하게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사태 당시에는 반대로 뒷북을 쳤다는 비판을 받아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은 이미 경계 태세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중국 전역에 대해서는 불가피할 경우가 아니면 방문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4단계 경보 중 위에서 두 번째인 ‘여행 자제 권고’를 내렸으며 바이러스 진원지인 후베이성에 대해서는 최고 수준인 4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한국도 전염병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일본 정부는 28일 신종 코로나를 강제입원 조치 등을 내릴 수 있는 ‘지정감염증’으로 각의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