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 중국에 국제 전문가들을 보내기로 합의했다고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또 양측은 이날 만남에서 △바이러스가 발생한 우한 봉쇄 조치에 대한 지속적인 협력 △타 도시 및 지역의 공중 보건 대책 △신종 코로나의 심각성과 전염성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 △지속적인 정보 공유 등에 초점을 맞추기로 합의했다.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WHO가 조만간 중국에 국제 전문가 팀을 파견할 것이라는 소식에 기쁘다”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과학자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중국이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더욱 협력적이고 투명한 자세로 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재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병 원인을 지속해서 연구하고 있으며, 몇 가지 치료법을 검토하고 있다.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WHO 대변인은 “신종 코로나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거나 (특성이) 매우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메르스 치료법이 사용될 수 있는지, 또 어떤 치료법이 효과적일지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WHO가 무증상 감염자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린트마이어 대변인은 “증상이 없는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옮길 수도 있는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어 조사가 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현장 의료진으로부터 알아낸 것은 잠복기가 1~14일이라는 점”이라며 “감염자가 어느 정도 수준의 증상을 보여야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한편 WHO는 중국 내에서는 비상사태지만,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중국 밖에서 확인된 확진자는 45명에 달하나, 사망자는 없는 상태다. 린트마이어 대변인은 “감염지역에서 대피를 권고할지에 대해 아직 확실한 입장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전염병이 크게 확산할 경우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WHO가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23일 WHO는 아직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사시 WHO는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긴급 위원회를 다시 소집할 수 있으며 위원들이 대기 상태에서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현재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해하고 전염을 억제하는 데 있어 중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 함께 지속해서 협력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환자 수는 계속 늘어 결국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를 넘어섰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9일 0시 기준 중국 본토 확진자 수는 5974명, 사망자는 132명이다. 이는 사스 사태 당시 본토에서 5327명 확진자가 나온 것을 웃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