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에 멈춰선 ‘세계의 공장’...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에도 영향 우려

입력 2020-02-02 14:51 수정 2020-02-0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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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정체된 중국의 생산 활동이 세계 서플라이 체인에도 파급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일 시점에 중국 본토 31개의 성, 직할시, 자치구 중 휴업을 연장한 곳은 약 80%에 이른다. 대부분이 9일까지 휴업이며, 일부에서는 휴업을 더 연장하기로 하는 등 기업들의 업무 재개가 늦어지면 중국을 기점으로 세계 서플라이 체인이 정체될 가능성도 있다.

베이징시는 지난달 31일 역내 기업에 대해 2월 9일까지 원칙적으로 출근을 자제하라고 통지했다. 이에 따라 전력 및 통신 인프라, 의료 기관이나 의약품 제조 관련을 제외한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지시했다.

중국 정부는 원래 1월 30일까지였던 춘제 연휴를 2월 2일까지 연장하기로 한 상태다. 그러나 상하이시와 광둥성 등은 9일까지로 연장했고, 신종 코로나 진원지인 후베이성은 춘제 연휴를 13일까지 재연장하기로 했다.

신문은 신종 코로나가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조업 재개가 늦어지면 세계 서플라이 체인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은 스마트폰과 PC 등 세계 전자제품 생산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인포머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의 약 65%, PC의 약 45%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중국은 전자기기 생산에 없어서는 안되는 반도체와 전자부품을 한국과 대만, 일본 등지에서 수입, 중국에 집적된 전자기기 수탁제조서비스(EMS) 공장에서 전 세계로 완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세계 최대 EMS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은 공장 등 고정자산의 약 70%가 중국에 있으며, 각 거점에는 70만~100만 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9일까지 휴업이 연장된 허난성 정저우시에는 세계 최대인 미국 애플의 아이폰 조립 거점 공장이 있다.

훙하이는 스마트폰과 가전, 게임기, 서버 등 모든 전자기기를 중국에서 생산해 세계 각지로 보내고 있는데, 휴업 장기화 등으로 생산이 정체되면 3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 저가판 출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세계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중국에서 자동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2018년 중국에서 자동차 부품 수입액은 약 3470억 엔(약 3조8000억 원)으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이 창궐한 2002~2003년의 약 10배였다고 한다.

중국을 오가는 항공 운항을 중단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 3대 항공사는 중국행 정기 항공편 운항 중단을 잇따라 결정했다. 아메리칸항공은 3월 27일까지, 유나이티드항공은 3월 28일까지, 델타항공은 4월 30일까지 각각 운항을 중지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8년에 약 850만 명이 미국과 중국은 오가며 항공편을 이용했는데, 이 중 중국 국제항공 등 중국계가 약 3분의 2, 미국계가 약 3분의 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만일 중국 전역으로의 여행 취소와 자제 권고, 중국 체류 경험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미국 정부의 결정에 더해 민간항공편의 운항 중단까지 더해지면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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