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수출 성적 전망이 안갯속이다. 이달만큼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끊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플러스 전환을 장담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세계 상품무역의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예견했고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서 중간재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 한국이 두 번째로 큰 타격을 본다는 분석도 나왔다.
18일 WT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상품교역 지수는 95.5를 기록했다. 선행 지표인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중기 추세에 따른 다음 분기 무역 증가 전망을, 그 이하면 무역 감소 전망을 의미한다.
WTO는 “최신 지표는 지속적인 회복을 가리키지 않는다”면서 “실제로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무역 성장률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WTO는 “상품교역 지수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코로나19 및 이를 억제하고 치료하려는 노력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코로나19는 무역 전망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교역 침체 전망 속 한국이 입을 타격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비중은 25.1%로 수출의 4분의 1이 중국으로 향했다.
수입 역시 중국 의존도가 적지 않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이날 발표한 ‘코로나19 사태의 주요국 경제에 대한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중간재 수출 가운데 한국으로 향하는 규모는 총 751억8750만 달러(약 89조 원·2017년 기준)로 전체 중간재 수출의 6.5%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10.7%)을 제외하고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이다.
산업별로는 중국산 1차 금속 중간재 수입국 가운데 한국(10.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의 전자 부품과 화학 중간재 수출에서 한국 비중은 각각 8.5%, 7.5%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이처럼 한국은 중국과 중간재 공급 사슬이 긴밀하게 엮여 있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중국의 중간재 공급과 수출량이 줄어들 경우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KIEP는 “중국산 중간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중국 진출 기업과 수입기업이 일차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며 “한국 수출기업도 현지 경기 둔화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계 관계자는 “지난해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차이로 이달 10일까지의 수출은 전년보다 70% 가까이 증가했으나 2월 전체 수출이 반등할 것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출 타격을 얼마나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